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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슬프게 웃긴' 부조리한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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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병헌·손예진 부부 연기
이병헌 "시나리오 웃음 포인트 많아"…손예진 "강렬한 서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원작을 보고) 새로운 종류의 부조리한 유머를 넣을만한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내가 만든다면 더 슬프게 웃긴 유머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병헌 주연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은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의 연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직장인 만수(이병헌 분)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를 뼈대로 만들어졌다.
박 감독은 "원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사춘기 시절부터 많이 읽어 왔는데,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없었다"며 "몇 번을 곱씹어봐도 재미있었고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만수 역을 맡은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이 만든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면서 "바르게 읽은 건지 묻는 차원에서 (감독님에게) '이거 웃기는 거죠?'라고 물어봤다"고 떠올렸다.
이병헌의 질문에 박 감독은 '웃길수록 좋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병헌은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들면서 우스운 상황이 되는 것이어서, 다양한 감정을 한꺼번에 느끼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되실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인물들이 겪는 극단적인 상황을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애쓰면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만수의 아내 미리를 연기한 손예진은 "작품에 합류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고 생각할 만큼 너무나 강렬한 서사"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그는 "미리는 만수의 아내이면서 아이들의 엄마 역할"이라며 "제가 아이를 낳고 처음 하는 작품이어서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쩔수가없다'는 박 감독이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다음 달 17일 열리는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어쩔수가없다'는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박 감독은 2005년 복수 3부작 마지막 영화인 '친절한 금자씨' 이후 두 번째이자 20년 만에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박 감독은 당시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 베스트 이노베이션상, 미래영화상 등 3개의 비공식 상을 받았다.

on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