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첫 디지털문해능력조사…고령층·저소득자일수록 문해력 떨어져
디지털기기 사용 목적 1위는 '연락'…10명 중 3명 "성인 디지털 교육 필요"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기차표 예매하기, 온라인 청첩장 확인하기,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하기, 은행 앱으로 송금하기….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디지털 활동이지만,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8명은 이런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조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이 높을수록, 도시보다는 농산어촌에서, 학력·소득이 낮을수록 '디지털 문해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득·학력·거주지역 따라 문해력 격차 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국내 성인들의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지난해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조사 결과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하고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조작을 어려워하는 '수준 1'에 속한 사람은 8.2%였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23.3%에 달했다. 반면 청년층인 18∼39세의 경우 '수준 1'에 속한 사람은 0.8%에 불과했다.
중학교 졸업 학력 이하 성인은 34.6%로 고졸(6.3%), 대졸 이상(0.9%)과 차이가 컸다.
월 가구 소득 300만 원 미만 성인은 25.9%로 300∼500만원(4.9%), 500만원 이상(1.2%)보다 월등히 많아 소득에 따른 디지털 문해력 수준 차이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농어촌 지역(12.7%) 거주자들이 중소도시(8.6%)나 서울 및 광역시(6.1%)에 사는 사람들보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10.0%로 남성(6.3%)보다 많았다.
◇ 성인 절반, 디지털기기 능숙하게 활용·문제 해결 가능
기본적인 이해와 기기 조작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수준 2'인 사람은 17.7%로 조사됐다.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비판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 3'은 21.4%,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해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 4'는 절반이 넘는 52.8%였다.
다만, 40.4%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8세∼39세는 8.9%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40세∼59세는 34.8%, 60세 이상은 77.7%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성인이 디지털 기기를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목적으로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의 연락'이 9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상생활 정보검색'(84.8%), '유튜브 시청 등 여가활동'(84.4%), '온라인 쇼핑, 전자결제'(70.8%)가 뒤를 이었다.
◇ 교육부 "성인 대상 AI·디지털 평생교육 강화"
성인을 위한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전체의 29.9%) 중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62.1%로 조사됐다.
디지털 문해교육 참여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빠른 세상 적응 및 자신감 향상'이 77.6%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일상생활 불편 해소'(70.9%), '새로운 일 시작 준비'(17.8%) 순이었다.
교육부는 이번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인 대상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 '한글햇살버스' 확대 ▲ 은행·매장 등 학습장 확보 후 현장실습과 체험 제공 ▲ 저소득층 성인·노인 대상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 30세 이상 성인 대상 디지털 평생교육이용권(AID 커리어 점프패스) 지원 ▲ 지자체의 AI·디지털 관련 특화 프로그램 운영 등의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를 계기로 디지털 기기·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의 규모와 특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육부는 디지털 기기·기술에 친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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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