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뜨거운 여름, 프로야구 시즌이 종반으로 접어드는 와중에 마무리들의 수난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우승 마무리'를 꿈꾸는 한화 김서현이 대표적이다. 8월 8경기에 등판해 6경기에서 점수를 허용했다. 단 5⅔이닝에 무려 10실점이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8.74, 8월만 따지면 15.88에 달한다. 후반기 내내 지속적인 제구 난조를 보이는 한편 직구 구속이 150㎞ 미만까지 떨어지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는 등 불안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들어 한화가 LG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것도 김서현의 부진과 일맥상통한다. 순위 변동의 포인트가 지난 8월 5일 김서현의 KT전 블론이었다.
한화 만의 고민은 아니다. KIA는 지난 17일 마무리 정해영을 2군으로 보냈다. 18일 현재 KIA는 5위. 3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단 1경기 반에 불과하다.
이처럼 벼랑끝 순위싸움 와중에도 1군 엔트리 제외라는 극단적인 수를 택할 만큼 정해영의 상태가 안 좋다는 뜻이다. 특히 15~16일 두산전에서 잇따라 블론과 패전을 기록한 점이 컸다.
두산의 입장도 비슷하다. 김택연은 올시즌 10개 구단 마무리투수 중 2번째로 많은 57⅓이닝을 책임졌다. 그 결과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6.57, 8월만 보면 7.36이다. 후반기 들어 블론 3번과 2패를 적립했다.
이로써 김택연은 올시즌 블론세이브 8번을 기록, 프로야구 역사상 단일시즌 블론 3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역대 1위는 2007년 LG 우규민(13블론), 2위는 2023년 정철원(9블론)이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구단마다 고르게 블론을 기록해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8개 구단 상대로 블론을 기록했다. 자칫 '전 구단 블론'의 불명예가 추가될지도 모른다.
롯데 김원중은 6월 14일 SSG전부터 8월 2일 키움전까지 무려 13경기 연속 세이브(2실점)를 기록하며 롯데의 고공비행을 이끌었지만, 최근 등판한 2경기 연속 블론으로 팀의 연패 행진에 치명타를 안겼다.
14일 한화전에선 4-3으로 앞선 9회말 리베라토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고, 17일 삼성전에선 7-3으로 앞선 8회 1사 만루에서 김영웅에게 동점 만루포, 7-7 동점 상황에서 디아즈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자칫 패전투수가 될 위기까지 몰렸다. 롯데가 8-8 동점을 만들고, 이날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패전은 면했다.
KT 박영현은 신인 때부터 불펜으로 52경기 51⅔이닝을 책임졌고, 이후 2시즌 연속 75이닝을 넘겼다. 올해도 54경기 55⅔이닝을 소화하며 30세이브로 구원 1위를 기록중이다.
다른 팀 마무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해 여름을 잘 버티고 있는 편.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5.06에 달하지만, 7월(6.75)의 난조가 심했고 8월에는 1.13으로 안정을 찾았다. 지난 2일 NC 다이노스전(2⅓이닝 1실점)을 제외하면 8월 들어 실점이 없다. 최근 5번의 등판에선 2승 3세이브를 올렸다.
LG 유영찬 역시 7월 말 흔들림을 이겨내고 8월에는 7경기 연속 무실점, 1승5세이브로 순항중이다. LG 1위 질주의 선봉이다.
올시즌 내내 마무리 걱정 없이 달리는 팀도 있다. 조병현을 앞세운 SSG다. 시즌 평균자책점 1.54에 5승3패24세이브라는 눈부신 성적과 더불어 월별 기복도 거의 없다.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은 달이 8월 2.70이다. SSG가 선발진이나 타선 고민에 빠져있을 때도 든든하게 중위권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난 15일 LG전 블론과 19일 KT전 패전은 '옥에 티'다.
NC 류진욱 역시 후반기 1.72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뒷문을 철벽처럼 지켜내고 있다. 10개 구단 마무리중 최다인 58⅓이닝이 다소 많긴 하지만, 조병현과 마찬가지로 중위권 사수의 버팀목으로 활약하고 있다.
키움 주승우는 올시즌 2승2패 16세이브5홀드로 키움 불펜의 버팀목이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오는 22일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수술)이 예정돼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