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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알바니아 금쪽이 아사니, 이적시장 마감 직전 에스테그랄로…14억은 달지만, 과정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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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두 달 넘게 진행된 '아사니 사가'는 결국 '여름 이적'으로 마무리됐다. 한 이적시장 관계자는 19일 "광주와 이란 에스테그랄이 18일 늦게 이적료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에 아사니를 즉각 이적시키기로 합의했다. 아사니는 19일 팀과 작별한 뒤 이란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사니는 17일 대전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를 마치고 20일 열리는 부천과의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 출전 의지를 내비쳤지만, 대전전 하루 뒤 이적 협상이 매듭을 지으면서 대전전이 고별전이 됐다.

올해 연말까지 광주와 계약이 된 알바니아 국가대표 윙어 아사니는 6개월을 남겨둔 시점에 약 14억원의 거액을 구단에 남겼다.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지만, 이적 과정 자체는 '해피'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사니와 아사니측은 지난 두 달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일관하며 구단의 속을 썩였다. 6월 일본 요코하마F.마리노스의 제안을 받았다면, '윈-윈'이 될 수 있었다. J리그에서 강등 싸움 중인 요코하마는 광주가 책정한 아사니의 최소 이적료인 100만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90만달러를 제시했다. 41억원의 자본 잠식 상태로 프로축구연맹 재정건전화의 직격탄을 맞은 광주는 요코하마의 제안을 수락했다. 아사니도 요코하마 구단 SNS에 댓글을 다는 등 이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조건을 맞추고 합의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에서, 돌연 아사니측에서 과도한 연봉을 요구하면서 이적이 틀어졌다.

요코하마, 광주 구단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후 7월 24일까지인 K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됐다. 광주로선 아사니를 떠나보내도 대체자를 영입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자연스레 시즌 말까지 잔류할 수 있다는 신호가 켜졌다. 그때, 다른 일본 클럽인 가시마 앤틀러스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료는 요코하마와 비슷한 수준, 대신 연봉을 현 연봉의 3배에 달하는 약 18억원까지 높여 불렀다. 요코하마가 제시한 연봉은 11억원 수준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혹'할만한 제안을 받은 아사니는 직접 가시마 관계자와 미팅을 통해 합류 의사를 밝혔다. 가시마가 아사니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던 3일, 돌연 에스테그랄의 아사니 영입 발표가 떴다. '시즌 후 합류한다'라는 내용의 발표였다. 보스만 룰에 의거해 계약 만료까지 채 6개월이 남지 않은 아사니는 자유롭게 타 구단과 이적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에스테그랄과도 7월부터 얘기를 나눴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가시마행이 확실시되자, 광주 구단과 어떠한 상의도 없이 에스테그랄 이적을 발표한 것이다. 모국 알바니아와의 인접성, 종교, 고액 연봉 등이 에스테그랄을 택한 이유로 꼽힌다. 에스테그랄이 아사니에게 제시한 연봉은 2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광주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아사니의 변덕과 태업성 행동에 선수단 분위기는 엉망이 됐다"고 귀띔했다.

광주는 겨울에 이적료 한푼 받지 못하고 아사니를 떠나보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정작 애가 타는 건 에스테그랄이었다. 12일 트락토르와의 이란 슈퍼컵 결승에서 1대2 역전패로 우승컵을 놓친 후, 아사니의 즉시 합류를 원하는 여론이 커졌다. 결국 광주는 20일에 문을 닫는 이란 이적시장의 급박함을 이용해 이적료 100만달러에 합의했다. 아사니는 SNS를 통해 "하루 빨리 가고 싶다"라고 밝힌 에스테그랄로 향하게 됐다. 광주는 아사니의 '뒤늦은' 이적으로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채 코리아컵 우승에 도전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