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해도 주전급 선수들이 태어났다. 1년에 1명만 키워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선발과 중간, 내야에서 골고루 1명씩 나왔으니 그야말로 풍년이 아닐 수 없다.
1위를 질주 중인 LG 트윈스 얘기다.
매년 유망주들이 주전급으로 올라서면서 육성을 성공시키는 새로운 '화수분'으로 떠오르고 있는 LG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주전 선수들을 배출했다.
지금의 LG 선수단을 보면 외부에서 영입한 베테랑들도 있지만 LG에서 내부 육성으로 키워낸 유망주 출신들이 많다. 매년 1~2명씩 1군에서 자리를 잡은 결과다.
야수 중에선 지난 2020년 홍창기가 중견수로 자리를 잡은 것이 출발점이었다. 2021년 문보경이 1군에서 자리를 잡은 뒤 2022년엔 3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22년엔 문성주가 1군에 올라와 돌풍을 일으켰다. 2023년엔 대주자 정도로만 활약했던 신민재가 비어있던 2루수에 안착했다.
투수쪽은 고우석이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 2017년 1차지명이었던 고우석은 2018년에 56경기에 등판하며 중간으로 경험을 쌓더니 2019년 35세이브를 올리며 단숨에 LG의 마무리로 발돋움 했다. 2022년엔 42세이브로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정우영도 2019년 입단하자마자 16홀드를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매년 홀드수를 늘리더니 2022년 35홀드로 홀드왕에 올랐다.
2019년 1차지명이었던 이정용은 2021년 66경기서 15홀드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2022년에도 22홀드로 고우석 정우영과 최강 불펜을 이뤘다.
2023년엔 유영찬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첫 1군인데도 67경기에 등판해 6승, 12홀드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 위기에도 거침없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난 뒤 새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지난해엔 그토록 찾은 왼손 선발이 나타났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손주영이 5선발로 9승을 올리며 선발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올시즌엔 송승기 김영우가 새롭게 떠올랐고, 구본혁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며 확실한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2021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입단한 송승기는 최원태가 FA로 떠나면서 새롭게 5선발로 낙점을 받아 출발했는데 벌써 9승을 올리며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영우는 1라운드 10순위로 뽑은 고졸 신인. 최고 156㎞의 빠른 공을 뿌리는 유망주로 마무리캠프 때부터 애리조나 캠프, 시범경기 내내 1군에서 보냈고, 개막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뛰며 경험을 쌓았다. 후반기에 훨씬 안정된 피칭으로 최근엔 필승조로 승진해 19일 잠실 롯데전서 8회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홀드를 따냈다.
구본혁은 수비 능력이 뛰어나 그동안 거의 대수비로만 출전했었고 타율이 1할대로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군에서 돌아온 지난해 주전들의 백업으로 나서면서 타율 2할5푼7리로 첫 2할대 타율을 기록한 구본혁은 올해는 타율이 2할7푼6리로 더 오르며 1군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육성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어깨가 올라간다.
넥센 시절부터 여러 선수들을 키워왔던 염 감독은 "육성 공부를 엄청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팀은 왜 실패를 했는지 분석을 많이 했다"면서 "어떻게 키워야 하고 어떤 계획으로 성장 시켜야 하는지 성공체험을 하면서 확률을 높여가는 방법을 다각도로 생각했다"라고 했다.
문성주 문보경 문성주 신민재 등 최근의 성공사례를 예로 든 염 감독은 "차곡차곡 준비해서 한군데 한군데 맡겨 가는 거다. 그냥 1군 경험시킨다고 해서 다 1군 선수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