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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지는 풀백 외도, 이젠 점점 익숙해진다…권창훈의 변신 포옛도 '합격점', 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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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권창훈(31·전북 현대)의 '풀백 외도'가 잦아지고 있다.

20일 강원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 1차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창훈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왼쪽 풀백으로 자리 잡았다. 권창훈은 후반 28분까지 뛰고 김진규에게 바통을 넘겼다.

올해 전북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 권창훈은 벤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20일 현재 K리그1에서 기록한 15차례 출전 모두 후반 교체였다. 주 포지션인 측면, 중앙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왼쪽 풀백으로 나서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올해 전북 스쿼드에서 왼쪽 풀백 자원으로 분류되는 선수는 김태현과 최우진, 최철순이다. 김태현이 주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뛴 가운데 최우진은 부진, 최철순은 체력적 문제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태현이 부상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권창훈이었다.

권창훈은 2017년 디종(프랑스)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해 2019년 프라이부르크(독일)로 이적, 3시즌을 뛰었다. 유럽 진출 이전까지 공격적인 롤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뛰어난 활동량과 수비 가담, 탈압박 능력을 증명했다. 포옛 감독 역시 이런 부분을 눈여겨 보고 권창훈의 '멀티 활용'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측면 공격 자리에서 전진우, 이승우, 송민규와 경쟁하기 보다 적절한 로테이션을 가져가면서 수비적인 능력도 살리는 쪽을 택했다. 처음엔 임시 성격이 짙었지만, 차츰 왼쪽 풀백 자리에서의 플레잉 타임이 길어지고 있다. 강원전에서도 선발 출전한 최철순이 전반전을 마치고 교체되자, 권창훈이 그 빈 자리를 채웠다.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이는 풀백 자리. 권창훈은 제법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지난 8일 FC안양과의 K리그1 25라운드에선 이승우의 결승골로 연결되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풀백 역할을 맡으면서도 장기인 세트피스 키커 능력도 잘 살리고 있다. 포옛 감독은 "유럽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멘탈 모두 훌륭해야 하는데, 권창훈은 둘 다 포함된다"며 "(왼쪽 풀백이) 익숙한 포지션은 아니지만,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북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권창훈의 외도에 마침표를 찍는 것. 김태현이 제 컨디션을 찾고 최우진이 뒤를 잘 받친다면 왼쪽 풀백 자리에 안정감이 생기고, 권창훈을 주 포지션인 중원으로 돌려보내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전북이 무패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포옛 감독이 언제쯤 변화를 줄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