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미술관 하이라이트 전시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태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 중 하나다.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 전은 5명의 작가가 본인이 활용하는 매체와 과거 연작 등을 재구성해 이전 작품으로부터 자신을 돌아보는 프로젝트다.
작가 강홍구는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매체인 사진에 채색하거나, 포토샵으로 수정·합성 등의 작업을 거친 '위장된 이미지'를 통해 은폐된 현실을 비평한다.
그는 가짜 뉴스, 가짜 이미지가 일상화된 탈진실 시대에서 일상과 모든 이미지가 거짓 혹은 판타지일 수 있다는 작가적 의심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김옥선은 작가의 딸, 오래된 가족사진, 국제결혼 여성, 상호문화청소년(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청소년), 이주민 등 여러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의 사진과 야자수, 파도, 돌 같은 사진을 병렬적으로 배열한 작품을 내놨다. 이를 통해 이산되거나 문화권을 표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지평의 '없는 그림'은 유리 진열장에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다. 대신 유리벽에 고려시대 화가 이녕의 '천수사남문도'처럼 실물이 없지만 전설처럼 전해지는 그림에 관한 글을 적어 놨다. 그는 '없는' 것이 해석의 공간을 열어놔 오히려 '있는' 것으로 복귀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하차연 등 총 5명의 작가가 112점의 작품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저마다의 답을 내놓았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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