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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기모노만 입으면 亞콘텐츠? 기분 나빠"…'케데헌' 매기 강 감독, 성공할 수밖에 없는 '국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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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계 캐나다 출신 매기 강 감독의 이유 있는 '국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 세계가 '케이팝 퇴마 액션'에 완전히 매료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매기 강·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한국계 캐나다 출신의 매기 강 감독이 참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낮에는 K팝 걸그룹으로, 밤에는 비밀리에 퇴마사로 활동하는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아덴 조), 미라(메이 홍), 조이(유지영)가 낮에는 K팝 보이그룹이지만 밤에는 악령이 돼 인류를 위협하는 사자보이즈를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국내 K-POP 아이돌을 소재로 한 최초의 해외 제작 애니메이션이자 역사상 최초 K-POP 음악을 활용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연일 메가 히트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무당을 모티브로 삼은 퇴마 아이돌을 현대 어반 판타지 히어로로 재해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의 남산서울타워, K-Food, 사인검, 일월오봉도, 까치호랑이(작호도), 기와집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전 세계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그 결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첫 주 2위로 출발해 2주 차부터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넷플릭스가 지난 20일 발표한 시청 시간 순위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8월11~17일 조회수 2600만회, 시청 시간 4330만 시간으로 영어 영화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누적 조회수는 2억1050만회, 시청 시간 3억5090만 시간을 기록해 역대 넷플릭스 영화 부문 흥행 2위에 올랐다. 현재 역대 넷플릭스 영화 부문 흥행 1위는 지난 2021년 공개된 '레드 노티스'(로슨 마샬 터버 감독)로 누적 시청 수는 2억 390만, 누적 시청 시간 4억 5420만 시간을 기록 중.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격차는 2040만 시청 수로 좁혀진 만큼 조만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레드 노티스'를 꺾고 역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원동력인 OST도 빠질 수 없다. OST에 실린 여덟 곡이 빌로브 핫100에 동시 차트인했고 특히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중독성 강한 음악과 한국 고유한 문화들이 녹아 있는 디테일, 그리고 K-POP 퇴마 액션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로 전 세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이날 매기 강 감독은 "이 작품은 정확히 7년이 걸려 나온 작품이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실감이 안난다. 이렇게 이 작품이 사랑받을 줄 상상도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며 벅찬 소회를 전했고 "어렸을 때 선생님이 내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더라. 한국이라고 했더니, 지도를 보면서도 못 찾더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고 설명을 했지만 그래도 찾지 못했다. 그때 충격 받았다. 그 어린 나이에 우리나라를 이렇게 보는구나 싶었고 우리나라를 더 알리고 싶었다"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기획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역대 넷플릭스 영화 흥행 1위 경신을 앞두고 있는 매기 강 감독은 "사실 작품이 첫 공개된 이후 열흘간은 SNS만 봤던 것 같다. 정말 끝없이 봤다. 하루종일 DM을 받았고 찾아보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반응을 찾아봤다. 그런데 점점 한국 팬들의 반응이 올라오는걸 보면서 글로벌로 성공을 예상하게 됐다"고 웃었다.

한국 문화를 디테일하게 설정한 것에 대해 "해외에서 제작된 한국 콘텐츠에서는 실제 상황과 다른 게 만지 않나? 애니메이션 '뮬란'도 중국 배경의 스토리인데 일본의 기모노를 입고 나오지 않나? 아시아인으로서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문화의 디테일을 정확하게 만들고 싶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원도 한국인이 많아서 팀 전체가 디테일하게 연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 전 세계인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우리 문화의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아무 것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당장은 해외 관객이 이해를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통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무당, 도깨비, 저승사자는 해외 관객이 보기에 특별하다고 느낄 것 같았다. 그런 소재를 먼저 생각하고 K-POP은 나중에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 실제 어떤 아이돌 한 그룹을 지정해 모델화 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K-POP 팬을 위해 만들고 싶었다. 나도 K-POP의 팬이다. 여러 그룹을 모티브로 해 주인공을 완성했다"며 "다만 어렸을 때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H.O.T를 좋아했다. 듀스도 그렇다. 내가 영향을 받은 그룹의 노래도 이 작품에 나온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06)도 내 인생에서 정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답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서사에 제작을 지원한 할리우드 메이져 스튜디오 넷플릭스와 소니 픽처스에 대해서도 매기 강 감독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소니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특히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나 '피지컬: 100' 콘텐츠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적인 서사에 대해 제작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우리 영화는 슈퍼히어로를 다룬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진짜 다루고 싶었던 부분은 '수치심'이다. 요즘 애니메이션 업계는 생각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이들 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도 복잡하고 다층적인 서사를 만들려고 했고 성숙한 주제를 슈퍼히어로처럼 만들었고 여기에 화려한 볼거리를 합쳐 모두를 충족시켜주면 좋을 것 같았다. 우리가 현재 인정하는 모든 훌륭한 애니메이션은 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답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원동력이 된 히트곡 '골든'에 대해서도 "여러 노래 중 '골든'이 가장 어려운 곡이었다. 이야기를 개발한 뒤 이 노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이 노래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일단 주인공 루미의 소망, 열망을 담아야 하는 대표곡이 필요했다. 주인공에게 중요한 곡이었다. 또 캐릭터의 전사를 설명해줘야 했다. 완전하지 않았던 캐릭터의 전사를 대신해야 했고 시청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했다. 게다가 부르기 어려운 노래가 되길 바랏다. 우리는 보통 일반 사람이 부를 수 없는 고음을 들었을 때 감동이 더 커진다. 그런 의미로 처음 이 곡의 데모곡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 듣는 순간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할 때 영화는 전 세계 장벽을 허무는 최상의 예술 형태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우리 작품은 그런 부분에 모두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뤘다. 아주 어린 아이도 공감할 수 있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 블라인드 시사에서 6살 시청자도 루미의 감정을 정확하게 공감하더라. 그게 우리 작품이 전 세계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전 세계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후속편에 대한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매기 강 감독은 "공식적인 제작은 아직 없다. 아이디어는 좀 있다. 많은 분이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후속편에서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많다. 그런데 한국의 다양한 뮤직 스테이션을 보여주고 싶다. 트로트도 알리고 싶다. 다른 장르의 한국 음악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헤비메탈도 넣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계 캐나다 출신으로 보는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에 대해 "나와 같은 많은 교포는 정체성 혼란을 느끼게 된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그런 부분에서 힘들어하지 않았지만 내면의 정체성으로 깊이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어라는 언어를 간직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언어 덕분에 한국 문화에 더 긴밀하게 존재할 수 있었다. 다문화 속에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했듯 진정한 글로벌화를 원한다면 글로벌한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진정한 한국인, 한국의 본질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 많이 있고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아든 조, 안효섭, 메이 홍, 유지영, 김윤진, 조엘 킴 부스터, 라이자 코시, 그리고 대니얼 대 김, 켄 정, 이병헌 등이 목소리 연기에 나섰고 한국계 캐나다 출신 매기 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