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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감독대행 명언 남겼다.. "내 야구 아닌 두산 야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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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한다. 벤치가 아무리 신출귀몰한 작전을 펼쳐도 선수가 수행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리더십은 감독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선수가 감독 눈에 들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뛰도록 만드는 것도 지도자의 능력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해야 경기력이 극대화된다.

이런 측면에서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은 탁월하다. 급하게 지휘봉을 잡았다. 자신의 색깔을 입히려고 하기보다는 두산의 색깔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그가 부임하던 6월 3일 두산은 23승 32패 3무승부 승률 0.418로 9등이었다. 조성환 체제의 두산은 이후 29승2무29패를 거뒀다.

아직도 9등이지만 후반기 승률은 16승2무12패, 승률 0.571로 2등이다.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기술적으로 전술적으로 복잡한 내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볼 카운트 하나, 베이스 하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로 야구를 하자고 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한 달 쯤 전에 미팅을 소집했다. 우리가 지는 경기들이 많으면 4점 적게는 2점 차이였다. 선수들에게 그냥 이 간격만 조금 줄여보자고 했다"고 돌아봤다.

7월 초면 그래도 두산이 다시 활기를 찾아가려나 싶을 때였다. 그래도 타 팀들에게 위협으로 다가올 정도는 아니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그리고 얼마 전에 다시 미팅을 했다. 선수들한테 요즘에는 우리가 얼마나 지느냐고 물었다. '1점 차로 지고 있습니다'라고 하더라. 우리가 한 달 만에 그 간격을 1점으로 줄였다. 너무나 우리가 잘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남은 시즌은 이 1점을 극복하도록 보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다. 7연승을 내달렸다. 중단되긴 했지만 5등에 승차 3경기까지 접근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가을야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사실 갑작스런 대반전은 결코 아니다. 6월부터 꾸준히 기회를 잡은 야수 이유찬 오명진 박준순 김민석 등과 투수 최민석 박신지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신구조화가 갖춰진 것이다. 양의지 정수빈 강승호 박계범 등 기존 베테랑들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다. 우리는 흔들리지만 휘청이지 않았다. 양의지를 중심으로 정수빈 김재환 케이브가 중심을 잡아준 게 굉장히 컸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안착했다. 선배들 도움이 많았다"고 고마워했다.

그리고는 두산 팬들이라면 감동을 받을 만한 명언도 남겼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내가 하고 싶은 야구보다는 두산이 하던 야구를 하게 됐다는 게,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좋다. 기술보다는 마음가짐이다. 한 타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공 하나를 아끼고 간절함이 녹아 있는 플레이다. 작지만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 야구가 조금씩 두산의 색깔을 내고 있지 않나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