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율이 세계 1위로 나타났다. 다태아 출산율은 2위에 랭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5일 발간한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에 인용된 '세계 다태아 출산율 데이터(HMB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반면, 난임 시술 증가로 다태아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배혜원 전문연구원은 이에 대해 "출산 연령의 상승과 의료보조생식술(MAR)의 발전이 견인한 것으로 평가되며, 한국의 난임시술 건수(2019년 14만6354건→2022년 20만건) 및 시행환자 수(2019년 12만3322명→2022년 13만6905명)의 지속적 증가를 고려할 때, 다태아 비율(총출생아 중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유지 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한국의 다태아 출산율은 2023년 분만 1000건당 26.9건으로 세계 다태아 출산율 데이터(The Human Multiple Births Database, HMBD)에 포함된 국가 중 그리스(29.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2023년 0.59건으로 HMBD에 포함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HMBD 국가의 평균(0.21건)보다 약 3배 높았다.
다태아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된다. 다태아 산모는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단태아 산모보다 약 2~3배 높고, 조산·저체중 비율도 50~60% 높게 나타난다. 출생 후에도 다태아의 73%가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 치료를 받으며, 의료비는 단태아보다 약 4~5배 높다. 또한, 다태아 부모의 약 70%가 생후 2년 동안 심각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다태아 산모의 30.2%가 고도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혜원 전문연구원은 "다태아 출산 부모의 고연령화와 다태아의 조산 및 저체중아 출산 급증으로 임신·출산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출산 후에도 건강 문제, 돌봄 부담 등 다차원적인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다태아 관련 통계는 기초 현황 파악에 머무르고 있으며, 양육 실태, 돌봄 환경, 정책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라며, "다태아 가구 대상의 실증데이터 구축 및 정책 연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 수요에 기반한 연속적·통합적 보건복지서비스 구축을 위한 정책 조정과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