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주전 유격수는 앤서니 볼피다.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볼피는 양키스 팜에서 뛰어난 수비력과 일발장타력을 과시하며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다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데릭 지터가 은퇴한 이후로는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글레이버 토레스,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맡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볼피의 가세로 양키스는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볼피는 그해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9, 21홈런, 60타점, 62득점, 24도루, OPS 0.666을 마크하며 AL 신인왕 투표 8위에 올랐고, 특히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공수를 갖춘 대형 유격수의 탄생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160경기에서 타율 0.243, 12홈런, 60타점, 90득점, 28도루, OPS 0.657로 컨택트 히팅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수비에서도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파이널리스트에 포함됐다.
하지만 올해 볼피는 공수에 걸쳐 수난을 겪고 있다. 이유를 분명하게 파악하기 힘든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볼피에 휴식을 부여했다. 25~26일 연속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볼피의 자리에는 얼마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해온 유틸리티 호세 카바예로가 기용됐다.
볼피는 올해 129경기에서 타율 0.208(457타수 95안타), 18홈런, 65타점, 15도루, OPS 0.675를 기록 중인데, 8월 타율과 OPS는 각각 0.169, 0.551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1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이후 최근 10경기에서 28타수 1안타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이 기간 볼넷 없이 삼진을 11차례나 당했다.
수비력은 더욱 형편없다. 평균대비아웃지수(OAA)가 -7로 랭킹 자격을 갖춘 전체 유격수 24명 중 21위에 처져 있다. 작년 볼피의 OAA는 14였다. 즉 작년에는 평균적인 유격수보다 아웃카운트를 14개 더 처리했는데, 올해는 7개나 덜 처리했다는 뜻이다. OAA는 수비 기회가 많을수록 까다로운 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할수록 높다.
이 때문인지 양키스타디움 홈게임 때 그가 타석에 등장하면 야유가 쏟아지곤 한다. 물론 볼피가 관중을 의식해 플레이가 위축되는 건 아니라고 분 감독은 보고 있다.
분 감독은 "그는 정신적으로 매우 강인하고, 뉴욕의 빅리거가 되는데 필요한 모든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젊은 빅리거를 향한 큰 기대치를 감당할 능력도 갖고 있다"면서 "주위의 반응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있다. 그런 야유에 크게 영향받을 선수는 아니다. 볼피는 그저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승부의식도 강하며 공격에서 한 단계 높은 꾸준함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양키스는 볼피의 공수 능력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 FA 시장에서 유격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2~3년간 오프시즌 유격수 시장을 들여다 봤던 양키스다.
MLB.com은 지난 7월 29일 보도에서 올해 유격수 FA 시장에 대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 비을 최대어로 평가하면서 보스턴 레드삭스 트레버 스토리,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옵트아웃을 할 경우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김하성은 양키스로 갈 수 있을까.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7월 합류 후에도 잦은 부상으로 고전 중인 김하성이 내년 1600만달러(약 220억원)가 걸린 선수 옵션을 포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겨울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왔을 때 양키스가 관심을 두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오기는 했지만, 그저 소문일 뿐이었다. 거물급이 아니면 양키스가 러브콜을 보낼 리 만무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