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상승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폭염을 노화와 관련된 건강 위험을 크게 높이는 기후재난으로 보고 있다. WHO 최근 보고서에서는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천식, 폐렴 등 주요 노인성 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명시했는데, 폭염이 장기간 반복될 경우 만성적인 탈수, 신장기능 저하, 생체 분자 변화 등으로 인해 신체 기능 저하와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UN 환경계획(UNEP) 보고서에서도 폭염에 따른 노인 사망률이 1990년대 대비 85%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 연구팀의 논문 '폭염이 가속노화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Long-term impacts of heatwaves on accelerated ageing)에서도 폭염 탓에 사람들이 '가속 노화'를 겪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구팀이 2008~2022년 대만 거주 성인 2만49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폭염에 노출된 누적 기간이 사분범위(IQR)만큼 증가하면 '생물학적 나이'가 0.023∼0.031년(8∼11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QR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해서 데이터의 흩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통계 지표의 일종으로, 25번째 백분위수와 75번째 백분위수의 차이다. 이같은 '가속노화'는 농촌 지역,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경우 더 두드러졌다. 영향이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에 따라 영향이 누적된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 대학 제니퍼 에일셔 교수와 최은영 박사팀의 연구 결과가 실렸는데, 미국 전역의 폭염일수와 고령층 노화 속도를 분석한 결과 더운 지역의 노화 속도가 시원한 지역보다 최대 2.5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0~2016년 열지수(Heat Index)를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폭염 일수를 조사하고, 56세 이상 지역 주민 3600명을 대상으로 혈액 표본을 채취,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1년 및 6년 동안의 폭염 일수 증가 또는 장기간의 더위가 참가자의 생물학적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폭염에 따라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2.48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