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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뭘 의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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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비중이 매우 높은 리그다.

투수 원투펀치만 잘 뽑아도 가을야구는 예약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폰세, 와이스를 앞세워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SSG 랜더스가 뭔가 불안정한 전력과 경기력에도 3위에 있는 건 화이트, 앤더슨의 존재가 든든하기 때문이다.

특히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이 있으면,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니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 관점에서 올해 최고 히트 외인은 바로 한화의 폰세다. 24경기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3. 경이적인 기록이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6승에 평균자책점이 0.57로 떨어진다.

그런데 시즌 전 폰세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기록이 화려하지도 않고, 직전 3년 동안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는데 늘 부상 이슈에 시달렸다. 능력은 나쁘지 않은데, '시한 폭탄' 느낌이었다.

오히려 최고로 화제가 된 선수는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이었다. 현역 빅리그 투수가 도대체 왜 한국에 오느냐고 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영입이었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그의 프로다운 자세와 구위, 제구는 리그를 '씹어먹을' 분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콜 어빈 덕에 두산을 5강 후보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희비는 완전히 엇갈렸다. 폰세는 설명이 필요없는 활약중이지만, 콜 어빈은 23경기 7승9패 평균자책점 4.05로 부진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즌 초 마운드 위 코치 '어깨빵' 사건으로 완전히 눈밖에 났고 이후 정말 100% 진심을 다해 던지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의욕이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최근 주목을 받는 외국인 선수 영입 사례가 바로 LG 트윈스 톨허스트와 롯데 자이언츠 벨라스케즈다. 두 팀 모두 외국인 투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진 건 똑같았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풀에서 누가 좋은 선수를 데려오느냐 싸움이었다.

이름값으로만 놓고 보면 단연 벨라스케즈의 우위다.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만 38승이다. 반면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하다. 하지만 톨허스트는 3경기 3전승 평균자책점 0.50, 벨라스케즈는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치고 있다. 물론 팀 전력 등이 고려돼야 하지만, 누가 봐도 톨허스트는 구위 제구 모든 면에서 안정감이 있고 벨라스케즈는 아직 새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가 뭘까. KBO리그 특성상 이름값이나 빅리그 성적보다, 이 아시아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는 스타일 자체가 다르다. 타자들의 컨택트 능력이 좋고, 변화구 대처도 강하다. 폰세는 일본에서 더 어려운 무대를 경험해봤다. 이게 KBO리그 평정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폰세와 같이 압도적 구위가 아니라면 차라리 톨허스트처럼 다양한 구종에 경기 운영이 좋은 투수가 유리할 수 있음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트렌드도 중요하다. ABS 도입 후 제구보다 구위가 좋은 투수가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날려 들어가는 공이 존 모서리 끝에 걸치면 타자들이 대처가 안 되기 때문이다.

롯데 감보아, 삼성 가라비토, KT 패트릭처럼 날려 던지는 빠른 공이 KBO리그에서는 무기가 되니 흥미로운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