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를 강타한 골 폭풍이 늦여름 무더위를 날리고 있다. 23~24일에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7라운드 6경기에선 경기당 4골에 달하는 총 24골이 터져 축구팬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는 올 시즌 K리그1 단일 라운드 최다골 기록으로, 23라운드 22골을 넘었다. K리그2까지 묶을 땐 4위 기록이다. 경기장 전광판은 득점자로 꽉꽉 채워졌다. 흔히 '펠레 스코어'로 불리는 3대2 결과만 3경기가 나왔다. 김천-수원FC, 서울-울산, 안양-대전전에 '펠레'가 '강제소환' 됐고, 하나같이 홈 팀이 난타전의 승자가 됐다. 포항과 대구에서도 4골이 터졌다. 포항은 전북을 3대1로 꺾으며 거스 포옛호의 리그 22경기 연속 무패를 잠재웠고, 동시에 리그 4연승을 질주했다. 무승 탈출을 노리는 최하위 대구는 제주와 2대2로 비겼다. 강원은 광주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1대0은 축구 경기에서 가장 흔한 점수이지만, 이번 라운드에서만큼은 '특별한 경기'로 남았다.
다득점 추세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7월부터 시작됐다. 7월18일~20일에 열린 K리그1 22라운드에서 20골이 터졌다. 21골이 터진 2라운드 이후 20라운드만에 나온 첫 20골대 득점이었다. 이후 23라운드에서 22골, 26라운드에서 20골이 터졌다. '김천종합운동장'과 수원FC가 'K리그판 워터밤'을 주도했다. 김천은 최근 3번의 홈 경기에서 총 12골을 넣고 5골을 헌납했다. 홈 3경기에서 평균 약 5.67골이 터졌다. 여름 이후 반등에 성공한 수원FC의 최근 6경기에선 총 30골, 평균 5골이 나왔다. 팬들 사이에선 '골이 많이 나오는 경기를 보고 싶으면 수원FC 경기를 보라'는 말이 나온다. 안정감을 중시하던 서울도 최근 부쩍 난타전이 늘었다. 최근 서울의 7경기 중 5경기에서 4골 이상이 나왔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수비 불안과 맞물려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실점(총 14실점)했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싸박(수원FC), 팀 적응을 마친 조르지(포항),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동경(김천), 마테우스(안양), 김진수(서울) 등 선수 개개인의 폭발적인 활약과 여름 이적시장 영입 효과, 부상, 체력, 조합 문제에 따른 수비 불안, 팀 분위기 등이 최근 다득점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세가 좋은 선수를 보유한 팀, 일정 수준 이상의 득점력을 갖춘 팀, 막판 집중력이 높은 팀이 승점을 차곡차곡 챙기고 있다. 포항은 예외다. 최근 4경기에서 1실점, 상대 골 폭풍을 잠재우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뒤흔들고 있다.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