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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 박신자, 조카의 우승성지 부산 방문한다…'박신자컵' 10주년 기념 2년만에 방한 이벤트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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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전설의 농구 여왕 다시 온다.' 한국 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신자 여사(84)가 국내 농구팬들과 다시 만난다. 27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따르면 '박신자컵' 대회 10주년을 맞아 대회 명칭의 주인공인 박 여사가 부산을 방문, 각종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박신자컵'은 2015년 강원도 속초에서 탄생한 국내 여자농구의 대표적인 대회로,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레전드 박신자'의 이름을 대회 명칭으로 삼았다.

10주년 대회인 '2025 BNK금융 박신자컵'은 오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에 10년째를 맞아 출전국도 당초 아시아권에서 유럽으로 확대되는 등 국제대회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참가팀인 국내 리그 6개 구단과 일본 후지쯔 외에도 덴소 아이리스(일본)와 카사데몬트 사라고사(스페인), DVTK 훈테름(헝가리)이 새롭게 추가됐다. 스페인, 헝가리 등 유럽 명문 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 거주 중인 박 여사가 '박신자컵'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속초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 대회 탄생을 선언했고, 2023년 청주 대회에 이어 이번에 부산에서 10주년을 기념하게 됐다.

박 여사는 한국 농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숙명여대 영문과-이화여대 대학원-미국 스프링필드대 체육학 석사 등 재원이기도 한 그는 1964년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월드베스트5'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업적 레이스'를 펼쳤다.

1965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에 이어 1967년 세계선수권대회(현 여자농구월드컵)에서는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그해 도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금메달을 또 안기기도 했다. 이같은 눈부신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동양인 최초로 미국 여자농구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2015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이어 2020년에는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국제농구연맹(FI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박 여사는 신용보증기금 여자농구단 창단 감독(1982년), 청소년여자대표팀 감독(1983년)으로 후진 양성에 힘썼고, 19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농구 담당관, 여자농구협회 이사(1988~1992년) 등 스포츠 행정가로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런 박 여사는 이번 10주년 방문에서 예전에 비해 한층 훈훈한 장면을 팬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우선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신생팀의 기적'을 일군 부산 BNK의 연고지 부산에서 박정은 감독(48)과 뜨거운 재회를 한다. 박 여사는 박 감독의 고모이기도 하다. 박 감독이 WKBL 리그와 국가대표의 간판 선수로 활약하다 은퇴한 뒤 성공한 지도자 반열에 올랐으니 '농구 집안 DNA'를 제대로 물려받은 셈이다.

박 여사는 10년 만에 농구공도 잡는다. 2015년 첫 대회 개막전에서 시투를 했던 그는 30일 BNK와 후지쯔의 개막전에 앞서 다시 한 번 시투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농구계 최고령 해설자 도전에도 나서 레전드의 '노익장'을 과시한다. 이날 중계 방송을 맡은 KBS N의 객원 해설자로 나서 마이크를 잡고,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기로 했다.

WKBL은 "1967년 세계선수권(준우승) 귀국 당시 20㎞ 카퍼레이드에 3만여 환영인파가 몰렸고, 그의 은퇴 경기에 평일인데도 7000명의 관중이 몰렸다는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된다"면서 "박 여사의 이번 방문으로 10주년 대회의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