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미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던 김하성이 홈런 한방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놨다.
지난 2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웨이버 클레임으로 팀을 옮긴 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 경기가 김하성이 애틀랜타로 팀을 옮긴 후 출장한 두번째 경기였다.
7번-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하성은 첫 타석 포수 파울 플라이, 두번째 타석 삼진으로 물러난 후 7회초 2사 주자 1,3루 찬스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세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드루 포머랜즈의 초구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풀스윙으로 통타해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표현 그대로 '공을 찢는듯한' 홈런이었다. 이 타구의 속도가 무려 108.5마일 약 174.6km에 달했다. 동시에 김하성의 시즌 3호 홈런이다.
이적 후 첫 경기였던 3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김하성은 이튿날 경기에서 결정적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히어로'로 떠올랐다. 김하성의 홈런을 앞세운 애틀랜타는 5대1로 승리할 수 있었다.
탬파베이 이적 직전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린 김하성을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혹평을 쏟아냈다. 'MLB.com' 탬파베이 담당기자는 "김하성과의 짧고 실망스러웠던 동행이 끝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단 2경기만에 김하성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디 애슬레틱'은 "애틀랜타가 최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던 유격수에게 1800만달러의 도박을 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김하성은 첫 2경기에서 직접 보여줬다"고 표현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김하성은 애틀랜타의 다른 유격수들이 아직 주지 못했던 것을 보여줬다"고 극찬하면서 "올 시즌 팀 유격수 중 처음 나온 홈런이었다. 닉 앨런, 올랜도 아르시아, 루크 윌리엄스, 비달 브루잔이 138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아무도 홈런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애틀랜타는 강력한 수비와 스피드와 더불어 공격력까지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을지도 모른다"고 표현했다.
김하성에 대한 기대치가 극에 달했다는 뜻이다. 이제는 오히려 김하성의 FA 취득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애틀랜타가 웨이버 클레임을 걸어 영입하면서 김하성과 탬파베이가 맺었던 계약을 그대로 가져갔다.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난 후 선수 옵션으로 +1년 계약이 남아있다. 선수가 판단해서 FA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애틀랜타에 남아 내년 시즌을 치르게 된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과연 그가 남을까 궁금해진다. 그것은 김하성의 선택이다. 9월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건강함을 보여준다면, FA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다음 시즌 애틀랜타에서 머물지 않을 이유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