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힘을 믿자
삶의 힘을 얻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밥
우리는 지금 밥심으로 살아갑니다
밥 먹는 대한민국! 농협이 함께 합니다 (☞ 함께합니다 O)
신문에서 힘이 나는 글귀를 만났습니다. 농협의 다짐이자 믿음으로 보입니다. 홍보나 선전이라고 봐야겠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옥에 티는 끝 문장입니다. "함께 합니다"는 "함께합니다"여야 합니다. <밥 먹는 대한민국! (바로 그 정신에, 뜻에, 대의에, 큰길에, 목표에, 의지에, 캠페인에) 농협이 함께합니다>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함께하다]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뜻이나 행동을, 또는 둘 이상의 사람이 뜻이나 행동을 동일하게 가지거나 비슷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독립적 의미를 가진 단어 '함께'와 '하다'가 합해져서 새로운 의미의 낱말(합성어)이 되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일정한 경험이나 생활을, 또는 둘 이상의 사람이 일정한 경험이나 생활을 한동안 더불어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뜻을 함께하고, 행동을 함께하고, 생사고락을 함께한다고 말합니다. 단순하게 부사 '함께'(together)와 동사 '하다'(do)의 뜻으로 쓰려면 띄어 씁니다. 이땐 '함께'를 빼도 그만큼의 뜻만 준 채 문장이 여전히 성립합니다. 부사는 필수성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함께를 빼면 말이 안 되는 [함께하다]와 대비됩니다.
며칠 전 방송에서는 한 자막에 '거에요'가 쓰인 것을 보았습니다. [거예요]로 바로잡습니다. (것이에요 → 거이에요 → 거예요) 변화이니까요. 리포트 내용을 글로 옮기면서 '(그 현안을) 어떻게 할 지 ∼' 하고 처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할과 지는 붙어있어야 하는데도요. 할지, 하는지, 할까, 하고, 한다, 하여 등으로 하다는 활용합니다. 어미인 '-ㄹ지'를 어간 '하'에 붙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를 떼 놓는 오류는 그게 의존명사로 보이는 데에서 비롯합니다. 기억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표현할 때만 지는 의존명사로 간주함을요. 만난 지 벌써 3년 됐다 / 본 지 5년이 넘었다 / 집 나간 지 사흘 만에 돌아왔다 합니다. 힘 있거나 힘쓰는 곳에서는 국어를 특별히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합니다. 그런 주체를 꼽으라면 정부 조직, 공공기관, 정당, 국회, 시민단체, 언론 등 바로 떠오르는 곳만 해도 여럿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인하대 국어문화원 우리말바로알기 '함께 하다'와 '함께하다'의 차이 - http://www.inhakorean.or.kr/onboard.php?bname=hangeul&mode=view&idx=36¤t_page=3&stype=&sword=&category=
2.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함께 하여 / 함께하여 띄어쓰기 문의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84576&pageIndex=1&searchCondition=&searchKeyword=
3. [이런말저런글] 함께, 함께 하다, 함께하다 (송고 2025-08-06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50805102900546
4. 표준국어대사전
5.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