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7월 말 '10월 야구'를 포기한다고 선언해 놓고 시즌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희망'을 키우고 있는 두 팀이 눈에 띈다.
NL 서부지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AL 동부지구 탬파베이 레이스다.
최근 보름간 성적을 봤다. 두 팀 모두 13경기에서 10승3패의 급상승세를 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소속돼 있는 팀이고, 탬파베이는 얼마전 팀내 연봉 1위 김하성을 내보낸 스몰마킷 팀이다.
그런데 탬파베이는 5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M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4연전 첫 경기에서 4대2로 승리하며 7연승을 내달렸다.
71승69패를 마크한 탬파베이는 AL 동부지구 4위를 유지하며 와일드카드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73승67패)와의 승차는 불과 2게임이다.
가을야구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탬파베이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2%다. 지난달 28일 0.6%였던 이 확률이 7연승을 달리며 8.6%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난 2~4일 시애틀을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 스윕을 한 것이 이같은 희망을 부풀렸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투수 라이언 페피오다. 5이닝 동안 볼넷 2개만을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역투를 펼치며 시즌 11승(10패)을 올렸다. 최근 3경기 연속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이어간 페피오는 평균자책점을 3.70에서 3.59로 낮췄다. 탬파베이의 에이스로 자라는 중이다.
그는 2019년 드래프트 3라운드 출신으로 다저스에서 톱클래스 유망주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2023년 12월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데려오기 위해 탬파베이에 외야수 쟈니 델루카와 페리오를 내줬다. 작년 26경기에서 130이닝을 던져 8승8패, 평균자책점 3.60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해는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선 모습이다.
탬파베이는 1회말 2사 1,2루서 크리스토퍼 모렐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4회 2사 2,3루서 카슨 윌리엄스의 유격수 깊은 내야안타로 1점을 보태 2-0으로 달아났다. 이어 6회 무사 2,3루서 조시 로의 1루수 야수선택으로 1점을 보탠 뒤 계속된 1사 1,3루서 윌리엄스의 희생번트로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클리블랜드가 9회초 호세 라미레즈와 카일 만자르도의 백투백 홈런으로 2점을 만회했지만, 2점차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역시 주목받은 탬파베이 타자는 유격수 윌리엄스다. 김하성이 웨이버 공시 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뒤 주전 유격수를 꿰찬 유망주다. 이날 빠른 발과 팀 플레이를 앞세워 1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리며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이 내년 1600만달러 연봉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마침 부상자 명단(IL)서 풀린 그를 곧바로 웨이버 공시로 재정 부담을 덜었다. 유격수가 필요한 애틀랜타가 그 즉시 채간 것이다.
한데, 김하성이 IL에 오른 이후 탬파베이는 14경기에서 10승4패를 마크했다. 참으로 공교롭다. 당시 승률 5할에서 8게임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승이 패보다 2게임이 많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