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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피해 유럽으로…IFA에 시장 맞춤형 가전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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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친환경을 앞세운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기요금 부담과 탄소 발자국 감소에 관심이 높은 유럽 소비자를 겨냥해 고효율 제품이 전시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찾은 독일 기업 밀레의 전시관은 입구부터 'A'라는 문구가 크게 내걸려 있었다. 유럽 에너지 등급 중 최고 수준인 A 등급보다 효율적인 가전이라는 의미다.
밀레는 올해 IFA에서 자사 제품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 제품군을 공개했다. 세탁기는 A 등급보다 40% 더 효율적이고, 식기세척기는 기존 대비 10% 향상된 성능을 갖췄다.
전시관 또한 순환성을 중심에 두고 설계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자재와 모듈형 경량 구조를 적용해 운송 및 보관 비용을 50% 절감했고, 전시 제품 수를 150대로 제한해 탄소 발자국을 줄였다.
밀레 관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부터 전시 공간 운영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실현해 친환경 혁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리페르는 내년 출시 예정인 친환경 완전 진동 냉장고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화산암을 소재로 한 '블루록스' 단열재를 적용해 냉동고의 수명과 재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TCL, 하이얼 등 중국 기업들의 전시장에서도 'A'를 강조한 제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TCL은 자사 드럼세탁기가 연간 55.7㎏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한다고 자랑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도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인피니트 라인 후드일체형 인덕션'은 팬과 필터가 인덕션에 내장된 제품으로,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 A++ 등급을 구현했다.
LG전자는 지속가능성 기술과 관련해 고효율 가전에 '마이크로플라스틱 케어 사이클'을 접목했다고 소개했다. 필터가 미세플라스틱의 60%를 흡수해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
LG전자는 '핏앤맥스 존'을 통해 공간 낭비 없이 집에 꼭 맞는 인테리어를 구현하는 제품도 소개했다. 유럽은 좁은 가옥 구조 때문에 빌트인 수요가 높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로 고생하고 있고, 유럽 시장도 관세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쌓아 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전략적으로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riter@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