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고용지표에 美금리 인하 가능성 커졌으나 경기 둔화 우려도
상법 개정안·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등 변수…"방향성 부재할 듯"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8일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물가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더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물가 지표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데다가 국내 상법 개정안 논의,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도래 등 변수를 앞두고 있어 뚜렷한 방향성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9포인트(0.13%) 오른 3,205.12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오름세지만 미 8월 고용보고서 공개를 앞둔 경계감에 상승 폭은 제한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200대에 머물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장 초반 '사자', 기관은 '팔자'를 나타냈으나 장중 정반대의 행보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2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순매수세를 멈추고 이날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3대 지수가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43포인트(-0.48%) 내린 45,400.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0.58포인트(-0.32%) 내린 6,481.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31포인트(-0.03%) 하락한 21,700.39에 각각 마감했다.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만2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천명)를 크게 밑돈 수치다.
미국의 고용 사정이 8월 들어서도 예상 밖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9월 중 금리 인하에 나서고 최종적인 금리 인하 폭도 더 커질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이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개장 초 장 중 한때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이후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기대감보다 고용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주목하면서 3대 지수 모두 상승 폭을 반납하고 장중 하락 반전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신호로 해석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9월 50bp(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되고 고용 성장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미국 고용 쇼크로 인한 유동성 장세 기대와 경기 침체 사이의 긴장감이 만연하다"며 "경험적으로 최근과 같은 미국 시장금리 하락 변동성 확대는 유동성 장세보다는 침체 우려로 주가 하락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한 만큼 상법 개정안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1일 선물·옵션 동기 만기일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방향성 베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은 선물과 옵션 두 가지 금융상품이 동시에 만료되는 날로,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한국증시는 미 고용 결과와 물가 지표, 주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 실적,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으로 방향성이 부재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범위를 3,140∼3,260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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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