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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시작도 하기 전에 '훼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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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환경청 "감리업체·시공사 소통 문제로 세륜시설 설치 실수…복원할 것"
환경단체 "보도교 공사 즉각 철회하라"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다음 달부터로 예정된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보도교 설치 사업 재개에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이 습지 초입을 파헤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8일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수성구 고모동 팔현습지 초입 일부가 세륜시설(공사차량 등의 세척을 위한 시설) 설치 공사로 인해 파헤쳐졌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해당 현장에선 파헤쳐진 땅과 일부 자재가 쌓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등 환경단체는 이날 동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5일 팔현습지 인근 주민 제보로 공사가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곧 아무런 협의도 없이 보도교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팔현습지는 수리부엉이 등 20종의 법정 보호종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고 당장 공사를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보도교) 공사를 하려면 세륜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감리업체와 시공사 등 현장 관계자들과 소통 문제로 (공사 시작 전에 세륜시설을 설치하는)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세륜시설 설치 공사는 중단한 상태이며 해당 부지에 대해 원상복구를 하고 있다"면서도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순께 보도교 설계도를 완성하고, 다음 달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304억6천600만원을 들여 매호동∼효목동 일원 약 5.5㎞에 제방을 보강하고 산책로 연결도로 1.6㎞(팔현습지 인근 보도교 870m)를 조성하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2022년 3월 시작됐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지난해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3월 해당 사업에 대한 3차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다음 달부터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psi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