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9월 내내 안타를 몰아치던 '바람의 손자'가 다시 침묵에 빠졌다.
원정 6연전의 끝자락에서 만난 한낮의 경기. 좀처럼 집중력을 유지하기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낮경기 약점'을 또 드러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말경기는 낮에 열린다. 밤경기 패턴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낮경기 때 살짝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올해 이정후가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문제가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정후는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정후의 연속안타행진은 4경기에서 멈췄다. 이정후는 9월들어 매 경기 안타를 치고 있었다. 앞서 열린 4경기에서 15타수 9안타로 무려 월간타율 0.600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타격감 회복세가 9월에도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안타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천금같은 역전 찬스와 타점 찬스를 연거푸 놓치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날 2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소니 그레이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5회초 1사 때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2루수의 호수비에 막혔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커브를 받아쳤는데, 내야를 꿰뚫고 나가는 타구를 세인트루이스 2루수 토마스 수제이시가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어 1루에 송구해 이정후를 아웃시켰다.
여기서 일단 불운이 시작됐다. 이후 이정후는 천금같은 만루 찬스를 놓쳤다. 3-4로 따라붙은 6회초 1사 만루 찬스. 이정후가 타석에 나왔다. 적시타 한 방이면 최소 동점 또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희생플라이만 날려도 동점이 된다.
그러나 이정후는 바뀐 투수 맷 스벤슨을 상대로 삼진을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이다. 이어 여전히 3-4로 뒤지던 8회초에도 2사 1, 2루의 타점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후반 역전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3대4로 졌다.
이정후는 이날도 두 가지 약점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바로 '낮경기'와 '득점권 타석'에서의 약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이정후의 낮경기 타율은 0.251(195타수 49안타)로 밤경기 타율 0.280(307타수 86안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이정후의 2025시즌 낮경기 타율은 0.246으로 더 떨어졌다. KBO시절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던 약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주중내내 전력질주를 하다가 시간대가 바뀐 주말 낮경기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건 득점권에서의 약점이다.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자 이정후의 가치를 좌우하는 지표다. 그런데 이정후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겨우 0.235(102타수 24안타)에 불과하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경기 후반 두 번의 득점권 찬스를 놓쳤다. 내년 시즌 이정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부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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