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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만큼 쉬었다! 벼랑끝 롯데 숨통 겨눈 '사제대결'의 칼날…아껴놨던 '4전4승' 14승 투수. 9일만에 저격 나선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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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벼랑 끝에 몰렸다. 여기서 올해 최악의 천적을 만났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맞붙는다.

8일까지 62승6무62패, 정확히 승률 5할이다. 말 그대로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앞서 12연패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3위 자리를 내주면서 선수단도 동요한 기색이 역력하다. 5할 승률마저 무너지면 자칫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지도 모르는, 말 그대로 위기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올 시즌의 최대 승부처.

여기서 한화를 만났다. 3위와 7경기, 1위와 5경기 차이다. 사실상 2위 자리를 굳힌 분위기.

그래서 더욱 버겁다. 한화는 9일 선발투수로 와이스를 예고했다.

'이닝 1위' 폰세(163⅔이닝)와 '이닝 5위' 와이스(155⅓이닝)는 올해 한화 2위 비상을 책임진 원투펀치다.

그만큼 부상 없이 한 시즌 로테이션을 부지런히 돌았다. NC 다이노스 로건(28경기) KT 위즈 헤이수스(27경기)에 이어 경기 수도 나란히 26경기로 공동 3위다. 여기에 7~8이닝을 소화하는 강철 체력까지 갖췄다. 두 선수 모두 26경기에 등판, 18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 3위와의 차이가 조금 벌어짐에 따라 향후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남은 시즌 폰세와 와이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겠다는 속내를 전한 바 있다.

9일 롯데전이 바로 그 '푹 쉰 와이스'가 출격할 차례다. 무려 9일만의 등판이다. 8월 30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6이닝 2실점) 이후 등판하지 않았던 그다.

올해 롯데 상대로 저승사자 그 자체였다. 올시즌 14승4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도 훌륭하지만, 롯데 상대로는 한층 특별하다.

4경기에 등판, 총 28이닝을 소화하며 모두 승리를 챙겼다. 6이닝 2실점, 8이닝 2실점, 8이닝 무실점, 6이닝 무실점 등 매경기 성적표도 화려하다. 롯데전 평균자책점은 1.29, 9개팀 중 키움(2경기 ERA 0) 다음으로 낮다.

롯데는 타선의 핵심 전준우의 부상이 길어지는데다, 무너진 투타밸런스로 고전중이다. 4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에이스 감보아는 최근 7경기 연속 승리를 올리지 못했고, 새 외인 벨라스케즈는 5경기 퀄리티스타트 0회, 평균자책점 8.87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은 두산 시절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 공교롭게도 스승이 제자의 목에 칼날을 겨눈 형국이 됐다.

이날 한화를 상대할 롯데의 선발투수는 박세웅. 그 역시 최근 5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된 터라 롯데 입장에선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결과에 비해 경기 내용이 나쁘지는 않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중이고, 퀄리티스타트도 2경기 있었다. 투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실책이 쏟아지는 등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뿌리 깊던 한화전 징크스도 조금은 떨쳐냈다. 박세웅은 2014년 데뷔 이후 이상하리만치 한화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0시즌 동안 한화전 19경기(선발 18) 1승10패 평균자책점 7.56. 이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한화를 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박세웅이 진정한 '안경에이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2경기에서 1승1패,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월 24일 부산 경기에선 6이닝 3실점 역투하며 팀의 5대3 승리를 이끌었고, 5월 23일 경기는 사지(死地)였던 대전 원정이었음에도 역시 6⅓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비록 팀은 패했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롯데 박세웅은 토종에이스로 도약한 2017년 이후 단 한번도 가을 무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단 가을야구부터 가는 게 최우선이다.

절박하기까지 한 롯데의 부름에 박세웅이 답할 수 있을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낸다면, '대선배' 최동원과 염종석에게 한걸음 다가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