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돈가스의 기원…'맛에 진심이라면, 교양 한 그릇'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 그레이엄 올컷 지음. 엄성수 옮김.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는 어느 유명한 영화의 대사처럼, 타인에게 잘해주는 걸 경계하라는 말은 많다. 과연 타인에게 친절하면 손해를 보게 될까.
영국의 작가이자 강연자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친절함을 베푸는 게 기업의 생산성을 올려줄 수 있고, 개인의 창의성도 높여줄 수 있다면서다.
책에 따르면 회사에서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면 자신감, 유대감, 직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2년간의 연구 끝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이 내린 결론이다.
또한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베푸는 사람은 물론 목격한 사람, 다른 주변 사람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친절한 행동을 보거나 경험할 때 인간은 그 영향을 받아 더 친절해진다. 친절은 우리 마음속의 단단한 껍질을 녹이고 '바쁘다'는 이름의 덫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사람들과의 더 깊은 연결에 마음을 열게 해준다."
비즈니스북스. 360쪽.
▲ 맛에 진심이라면, 교양 한 그릇 = 박찬일 지음.
시금치나 고기 없는 잡채는 생각할 수 있어도 당면 없는 잡채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앙꼬 없는 찐빵처럼 말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잡채에 당면이 들어갔던 건 아니다. 17세기에 쓰인 '음식디미방'에 묘사된 잡채 조리법에 따르면 여러 채소를 볶아 꿩고기와 버무리고 여기에 걸쭉한 밀가루 즙을 끼얹어 잡채를 만든다고 되어 있다. 당면이 들어간다는 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사실 당면은 중국에서 비롯했다. 19세기 말 화교가 들여왔는데, 일본인이 1912년 국내에 당면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널리 퍼진 건 한국전쟁 이후다. 값이 싸 가난한 민초들이 즐겨 먹었다. 잡채 외에도 당면은 만두, 순대 등 다양한 음식에 들어갔다.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음식의 역사를 추적했다. 오스트리아 슈니첼에서 기원한 돈가스를 비롯해 떡볶이, 파스타, 라면, 짜장면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들의 탄생 비화를 모았다.
지난 2022년 중학독서평설에 1년간 연재한 글을 모아 보강하고, 여기에 새롭게 쓴 글을 추가해 한권으로 펴냈다.
북트리거. 232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