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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불펜 약한 걸 알았으면서...강민호 강공 아웃, 김성윤 '싹쓸이 헌납' 다이빙 왜 아쉬웠나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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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강민호의 강공 파울 플라이, 김성윤의 다이빙 수비가 왜 아쉬웠나.

삼성 라이온즈는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0대4로 패했다. 3위를 노리는 가을야구 경쟁으로 갈 길이 바쁜데, 너무나 아쉬운 패배.

박진만 감독은 명확한 경기 전 플랜을 제시했다. 이날 KIA 선발은 에이스 네일이었다. 네일은 특히 삼성에 매우 강했다. 올시즌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69.

박 감독은 "야구는 모른다"며 "우리 선발 가라비토가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싸움을 하면, 경기 중반을 지나면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기고 있으면 좋고, 지더라도 근소한 점수차면 경기 후반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은 훌륭했다. 최근 삼성 불펜은 기세가 좋았다. 반면, KIA의 추락 원인 중 가장 큰 건 불펜 난조였다. 여전히 마무리 정해영이 좋지 않고, 조상우 등도 제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

박 감독의 계산대로 경기가 흘렀다. 네일이 이날따라 제구가 좋지 않았다. 뛰어난 경기 운영으로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5회까지 100개 가까운 공을 던져버렸다. 6회에 나오지 못했다.

가라비토는 5회까지 네일보다 좋은 피칭을 했다. 6회 잠시 흔들리며 박찬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7회까지 점수는 1-0 KIA의 근소한 리드였다.

그리고 8회초. KIA는 필승조 전상현을 내보냈다. 그 전 이준영, 조상우, 성영탁을 이미 활용한 뒤였다. 다시 말해 KIA는 전상현, 정해영밖에 믿을만한 불펜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선두 디아즈가 2루타를 쳤다. 2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라 기쁨은 두 배. 타석에는 강민호였다. 승부처였다. 그래도 전상현은 KIA에서 가장 강한 불펜. 주자를 3루에 보낼지, 아니면 강공으로 갈지를 결정해야 했다. 박 감독은 2루 주자만 양도근으로 교체하고 강민호에게 맡겼다. 하지만 강민호는 2B1S 유리한 상황에서 한가운데 직구를 노린게, 이게 1루 플라이가 돼버렸다.

강민호가 번트를 잘 못 대니 승부수를 던져 일단 주자를 3루에 보내는 게 어땠을까. 왜냐하면 박 감독 말대로 일단 동점만 만들면 압박을 받는 건 KIA고, 후반 불펜 싸움에서는 삼성이 앞설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양적, 수적 모두 말이다. 하지만 강민호의 내야 플라이에 찬물이 끼얹어졌고 결국 삼성은 점수를 뽑지 못했다. 확대 엔트리 기간이라 포수, 대타 가용 자원은 충분했다.

기회를 놓치자 위기가 찾아왔다. 8회말 무사 1, 3루. 여기서 또 하나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박찬호가 이승민의 공을 밀어쳤다. 코스가 좋았다. 우익수가 잡기는 힘든 타구. 하지만 삼성 우익수 김성윤은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선수가 선택한 승부수였다.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을 잡지 못했고, 공은 펜스까지 굴러갔다. 주자 2명은 다 들어오고, 박찬호가 3루까지 갔다. 그 박찬호까지 홈을 쉽게 밟으며 쐐기점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몸을 날려 잡았어도 3루 주자는 무조건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스타트를 뒤로 끊어 바운드로 단타 처리를 했다면 어땠을까. 1점을 주지만 2-0 1, 2루 상황서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KIA 불펜이 약하기에 최소한의 점수를 주고 9회초 역전을 노려볼 수 있어야 했는데 4점이 나버리니 KIA 마무리 정해영도 마음이 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게 경험, 노련미의 차이다.

또, 정해영이 안타 2개를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이 두 장면이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