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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은, 김선빈 다음 2루수로 윤도현을 찍었다...제2의 안치홍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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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결국은 2루로 가야하지 않을까."

KIA 타이거즈는 5강 경쟁으로 갈 길이 바쁜데, 9월 일정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공격력에 힘이 더해줄 수 있는 윤도현이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확대 엔트리를 쓸 수 있기도 했고, 손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했던 윤도현이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점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사실상 시즌 아웃으로 보고 있었는데, 기적의 회복 속도를 보여줬다.

이 감독은 오자마자 1번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위즈덤이 2일 한화전 후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며 윤도현은 더 안정적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렇게 5경기 연속 리드오프로 나섰다. 성적도 좋았다. 5경기 연속 안타. 21타수 8안타를 쳤다. 3할8푼1리의 고타율이다. 복귀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쳐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위즈덤이 11일 롯데 자이언츠전 대타 출전을 시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윤도현의 자리는 공고할 전망. 이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윤도현에 대해 "웬만하면 많은 타석 수를 채어주고 싶다. 위즈덤이 오면 포지션 변수가 있겠지만, 웬만하면 윤도현은 2루든, 3루든 계속 경기를 뛰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단 때부터 동기 김도영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타격 자질, 주루 능력 만큼은 김도영 못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래도 1군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타격은 늘 기대를 품게 한다.

이 감독은 "아직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타석수 표본도 적다. 그래서 평가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래도 스윙 자체가 좋다. 타이밍을 잘 맞추고, 매우 공격적이다. 스윙의 결이라든지, 배트 스피드도 괜찮다. 다른 또래 선수들에 비한다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나는 타자를 볼 때,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그걸로 좋은 타자, 그렇지 않은 타자가 갈린다. 타석에서 제대로 자기 스윙을 하는 선수들은 언제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안타 치겠다고 톡톡 맞히는 스윙을 하는 선수보다, 결국 자기 스윙을 다 하는 선수에게서 안타와 홈런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진짜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점에 있어 윤도현은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팬들도 부인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듯.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일단 윤도현의 스윙은 시원시원하다.

타격은 경험을 쌓으면 노림수도 생기고, 상대 투수들 유형도 알고 더 잘 할 수 있다. 문제는 수비다. 수비가 확실해야 주전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등학생 때는 유격수였는데 현재는 타격 장점을 살리려, 어떻게든 경기 출전을 하기 위해 내야 전포지션에 나가는 중이다. 포지션도 포지션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상황 판단 능력도 떨어진다. 2일 한화전에서 포스아웃 상황인데, 태그를 하려다 주자를 살려줘 3대21 대패 빌미를 제공했다. 10일 삼성전도 8회 위기에서 상대 주루 사인을 간파해 3루에서 대주자 양도근을 잡을 기회를 얻었는데,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를 잡을 때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아 태그가 힘들었다. 박찬호가 아쉬워한 부분.

이 감독은 윤도현의 수비에 대해 "송구나 여러 측면을 봤을 때 풀타임 주전 유격수나 3루수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3루는 괜찮을 수도 있는데, 김도영이 있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는 2루를 보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루에는 터줏대감 베테랑 김선빈이 있다. 이 감독은 "김선빈이 있다고 안 쓰기에는 타격 재능이 너무 아깝다. 일단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2루, 1루 등 어떻게 훈련을 시킬지 고민중이다. 하지만 김선빈도 나이를 점점 먹고 있고, 결국 미래에는 윤도현이 2루를 책임져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도현이 잘 성장한다면, 과거 KIA에서 '호타준족' 2루수로 명성을 떨친 안치홍(한화) 유형의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윤도현 역시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갖췄고 도루도 20개 이상 할 수 있는 주력을 갖고 있다. 안치홍도 유격수였지만, 프로에 와서는 곧바로 2루로 전향해 대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