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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서 경질될 줄 알았어" '손흥민 첫 우승 합작' 포스테코글루의 충격 고백…노팅엄 첫 기자회견 "레비, 트로피 선물→보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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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손흥민(LA FC)과 유로파리그 우승을 합작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노팅엄 시대가 시작됐다.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은 9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의 또 다른 스승인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경질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 사령탑직에서 하차한 지 3개월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했다.

데뷔전도 임박했다. 1승1무1패를 기록 중인 노팅엄은 13일 오후 8시30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2025~2026시즌 EPL 4라운드를 치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널전을 앞둔 11일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토트넘을 떠난 후)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는 잘 몰랐는데 다시 기회가 왔다. 프리미어리그 복귀와 함께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구단을 지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브리즈번 로어, 멜버른 빅토리, 호주 축구대표팀,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 셀틱 등에 이어 토트넘을 이끌었다. 2015년 호주의 아시안컵 우승, 2019년 요코하마의 J리그 우승, 2022~2023시즌 셀틱의 도메스틱 트레블,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이 주요 업적이다.

하지만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누누 산투 감독은 지난 시즌 EPL에서 노팅엄을 7위로 이끌며 30년 만의 유럽클럽대항전 티켓을 선물했다.

하지만 유럽 축구계의 대표적인 괴짜 구단주인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가 개막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경질 버튼을 눌렀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누누 산투 감독과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지난 5월 그라운드에서 정면충돌했다. 최근에도 잡음이 있었다. 후임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리스 커넥션'으로 얽혀 있다. 그리스 태생 호주인인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그리스 부호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수년째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마리나키스 구단주 회사에 서너 번 갔다. 그를 잘 아는 건 아니다. 그가 나에게 상을 주려고 아테네에 갔는데,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호주에서 자랐지만 그리스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 상은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며 "거기서 그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건 아니지만, 멀리서 보면 그의 야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경질 뒷 이야기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경질은 처음이라 좀 특이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고, 오프시즌에 휴식을 취한 것도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경질될 줄 알았다. 그래도 우리는 우승했고, 퍼레이드도 했다. 정말 멋진 3일이었다. 그 기억이 더럽혀지는 건 원치 않았다. 다만 그 후엔 뭔가 끝났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 "내 관점에서는 그걸 이해할 기회가 있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든 말든, 그런 결정은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거다. 그건 그들의 몫이고, 그 이유는 그들에게 물어봐야 할 거다"며 "내가 확실히 아는 건 정말 힘든 2년을 보냈다는 거다. 그래도 지금 만나는 토트넘 팬 중에는 나를 꼭 껴안고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뭔가 잘한 게 분명하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난 그곳에서 한 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것은 항상 제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최근 토트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많은 교류를 하지 못했다. 그게 현실이다. 레비 회장은 토트넘을 지금의 자리까지 발전시키는 데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했다. 나를 감독으로 임명했는데 그 점에는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오랫동안 받지 못했던 트로피를 선물로 드렸으니 보답한 셈"이라고 했다.

노팅엄에서도 '우승'을 약속했다. 그는 "나는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난 팀이 흥미진진한 축구를 펼치고 골을 넣어 팬들을 열광시키는 걸 좋아한다"며 "셀틱에서 첫 시즌에 더블을 달성했다. 2년 차에도 이곳에서 있으려면 이번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우승 트로피를 들러올리고 싶다고 이미 말했다. 내 경력 내내 그렇게 해왔고, 여기서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