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맨체스터 시티와의 만남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한때 잉글랜드 축구 최고의 재능이라는 찬사를 받다가 유흥에 빠져 '술주정뱅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팀에서 사실상 쫓겨난 잭 그릴리쉬가 놀라운 부활을 이뤄냈다. 임대이적한 에버턴에서 놀라운 활약을 이어간 끝에 커리어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EPL 사무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그릴리쉬를 '8월 이달의 선수'로 발표했다.
놀라운 대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릴리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에서 사실상 쫓겨나 에버턴으로 임대이적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에서는 더 이상 뛸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중에 수시로 음주와 유흥을 즐기며 폼이 무너진 그릴리쉬를 완전히 외면했다.
심지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 명단에서도 아예 제외해버린 뒤 공개적으로 이 결정이 그릴리쉬가 새 팀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릴리쉬를 '손절했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릴리쉬의 선수 커리어는 막장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릴리쉬는 결국 에버턴으로 임대이적하며 권토중래를 노렸다. 그러는 사이 붙박이 자리처럼 보였던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밀려나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릴리쉬는 커리어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았다. 에버턴에 합류하자마자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며 눈부신 활약을 펼친 것.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치른 리그 개막전 때 교체로 들어가 19분을 뛰며 실전 감각을 회복한 그릴리쉬는 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는 선발로 나가 2도움을 기록해 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이어 3라운드 울버햄튼 전에도 역시 선발로 나가더니 또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그릴리쉬의 놀라운 부활을 앞세운 에버턴은 3라운드까지 2승1패를 기록하며 EPL 5위(승점 6)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4개의 도움을 달성한 그릴리쉬의 '8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시 EPL 최고의 선수로 돌아온 것이다. 특히 이번 '이달의 선수'상 수상은 그릴리쉬 커리어 처음이다. EPL 사무국은 '그릴리쉬는 4라운드에서 친정팀 빌라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2도움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밑바닥에서 다시 '최고의 재능러'로 부활한 그릴리쉬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