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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모, 20년간 母에 출연료 드린 이유 "父, 세자녀 두고도 평생 돈 안 버셨다"(4인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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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배우 이필모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진심 어린 그리움과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 식탁'에서는 데뷔 27년 차 배우 이필모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이필모는 서울예대 93학번 동기이자 32년 지기 절친 이종혁, 김민교를 집으로 초대했다. 아내 서수연과 함께 손수 준비한 정성스러운 식탁으로 친구들을 맞이했다. 그는 베이컨 볶음밥, 오리 고추장 불고기, 청경채 버섯 볶음, 순두부찌개 등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 수준급 요리 실력을 뽐냈다.

요리가 완성된 후 이종혁과 김민교가 도착했고, 두 사람은 이필모의 집을 둘러보며 오랜 친구의 일상을 엿봤다. 거실에는 미끄럼틀과 트램펄린 등 두 아들을 위한 육아 용품이 가득 차 있었다. 박경림이 "자기만의 공간이 있냐"고 묻자, 이필모는 "결혼 전에는 방 다섯 개를 혼자 썼는데, 결혼 후 하나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1평 남짓한 베란다만 내 공간"이라며 유부남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부부 침실 안의 작은 베란다를 가리키며 "들어오면 침대에서 자고, 대본은 저기 앉아서 본다"며 아늑한 아지트를 소개했다. "저기 너무 덥다. 에어컨 실외기가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이필모는 절친들과 식사를 하며 무명 시절의 고충을 회상했다. "10여 년간 무명생활을 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유명한 사람 뒤에서 깐족거리는 역할로 광고를 찍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2000년 정우성·고소영이 출연했던 광고와 전지현의 청바지 광고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게 나다. 이런 걸 해서 술 사준 거다"라며 웃었다.

이필모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고백했다. 그는 "어머니가 재테크를 잘하셨냐"는 질문에 "맞다. 제가 가장 못하는 게 돈 관리다. 예전에 방배동에 집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옆으로 또 불리셨다. 지금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다 어머니 덕분"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자식 셋을 낳으시고 평생 돈을 벌지 않으셨다. 거의 한량처럼 사셨다"며, 어머니가 오랜 시간 집안의 경제를 홀로 책임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는 평생을 절약하며 사셨다. 연기해서 출연료를 받으면 몇백만 원은 제가 쓰고, 천만 원이 넘으면 어머니께 드렸다. 그렇게 20년을 드렸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어머니는 그 돈으로 부동산 투자 등 재테크를 시작했고, 이필모는 "연기 중에도 어머니가 '뭐해?' 하고 전화하셨다. '연기 중이에요' 하면 '빨리 와서 도장 찍어' 하셨다. 가보면 그게 건물이 되어 있었다"며 웃으며 회상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늘 명쾌한 조언을 해주셨고, 그 혜안 덕분에 지금까지 배우로 살아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2023년 3월,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필모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마지막 가시는 길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드리고 싶었다. 빈소도 한 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곳으로 마련했고, 음식과 장례 절차도 비용 생각 없이 다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병원에 들어가실 때 입으신 옷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충격적인 사실도 전했다. "아버지께는 아직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어머니가 입원한 지 4일 만에 아버지도 병원에 입원하셨고, 이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는 청력도 나쁘고 기억력도 약하셔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몰라 지금까지도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도 어렴풋이 느끼고 계신 것 같지만, 어머니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다. 돌아가신 지 2년이 됐는데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가끔은 '혹시 어머니를 잊으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이를 들은 박경림은 "아버지가 일부러 안 물으시는 게 아니라, 당신이 이걸 물으셔서 어머니의 죽음이 확실해지는 게 싫으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묻지 않고 듣지 않았을 때는 희망이 있지 않냐"라고 조심스럽게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