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기회를 세 번이나 줬는데…' 충격적인 3회차 강등사태, 피츠버그에서 배지환의 미래는 없다

by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충격적인 현실이 배지환(26·피츠버그 파이리츠) 앞에 펼쳐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츠버그에서의 미래는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시즌 후 방출이 유력한 상황으로 몰렸다.

피츠버그 구단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배지환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내려보냈다. 정확히는 15일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16일에 인디애나폴리스에 등록된 상황이다.

이로써 배지환은 올 시즌 세 번째로 마이너리그 강등 조치를 당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 4년차를 맞이한 배지환은 지난 3월 스프링캠프에서 상당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개막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배지환은 스프링캠프 20경기에서 타율 0.381(42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13득점, 3볼넷, 3도루, OPS 1.017을 기록하면서 팀내 타율과 안타, 득점 1위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올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불과 2경기만에 물거품이 됐다. 스프링캠프의 뛰어난 성적은 '진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더불어 배지환의 신중하지 못한 플레이도 피츠버그 코칭스태프의 눈밖에 나게 된 원인이었다. 첫 선발 경기였던 3월 30일 마이애미 전에서 삼진을 3개나 당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 날 마이애미전에는 대주자로 나왔다가 어수선한 주루플레이를 보인 끝에 주루사하며 데릭 쉘턴 당시 피츠버그 감독의 눈 밖에 나버렸다.

이로 인해 배지환은 지난 4월 4일, 첫 번째로 마이너리그 강등을 겪었다. 이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꽤 괜찮은 활약을 펼치던 배지환은 지난 5월10일에 빅리그로 콜업되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때도 불과 5경기에서 7타수 1안타(타율 0.143)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고, 결국 1주일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사실 여기까지만 봐도 배지환의 실력이 딱 '트리플A 수준'에서 고정돼 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피츠버그는 세 번째 기회를 줬다. 사실상의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배지환은 지난 8일 다시 빅리그로 콜업됐다. 하지만 배지환은 자신의 커리어가 걸린 마지막 기회마저 허무하게 날렸다. 의욕은 뜨거웠을 지 몰라도 집중력은 부족했다. 실력도 여전히 빅리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만 확인됐다.

배지환은 9월 콜업 이후 6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으로 평가되는 주루 능력조차도 부실했다. 발은 빠를 지 몰라도, 야구 센스와 경기 집중력이 떨어져 팀에 도움이 못된다는 치명적인 문제점만 노출됐다.

15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가 치명타였다. 이날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삼진은 2개나 당하며 다시 한번 빅리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데 이보다 더 나빴던 장면은 따로 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풀타임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간 이후다. 볼넷 출루에 자신감이 한껏 상승한 탓이었을가. 배지환은 고교선수나 할 법한 실수를 했다.

배지환은 다음 타자 제러드 트리올로 타석 때 곧바로 2루 도루에 나섰다. 빠른 스피드를 살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스타트도 빨랐고, 주루와 슬라이딩의 연계까지도 빨랐다. 여유있는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배지환은 슬라이딩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2루 베이스에 멈췄어야 하지만, 슬라이딩 스피드를 통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런 허술한 플레이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즉시 태그가 이뤄졌고, 아웃콜이 나왔다.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는 본헤드 플레이였다.

이로인해 한껏 위축된 배지환은 결국 4회초 유격수 땅볼에 이어 7회와 9회에는 연속 삼진을 당하며 팀 패배의 'X맨'이 됐다. 경기 후 곧바로 마이너리그행 통보가 이뤄진 이유다.

이미 9월 중순에 접어들었다는 걸 감안하면 올 시즌 내에 다시 배지환이 콜업될 일은 없을 듯 하다. 결국 배지환은 2025시즌 메이저리그를 13경기 출전, 타율 0.050(20타수 1안타) 5볼넷 9삼진 4도루 1도루실패로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번 강등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다. 어쩌면 이걸로 피츠버그와의 인연이 끝났을 수도 있다.

한 시즌에 세 번이나 빅리그 콜업과 마이너리그 강등이 반복됐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딱 하나다. 부상을 겪은 것도 아니고, 선발과 대주자 투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회를 줬는데도 세 번이나 빅리그 안착에 실패했다는 건 배지환의 실력이 딱 그 정도 수준이라는 뜻이다. 메이저리그는 발전가능성이 없는 외국인 선수에게 굳이 미련을 갖지 않는다.

결국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가 선수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배지환이 1순위로 아웃될 가능성이 커졌다.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기회를 줬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다. 배지환의 엔트리를 비우고 다른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피츠버그에서 배지환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