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피로 골절이 도대체 뭐길래.
왜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가 8순위까지 떨어진 것일까.
17일 치러진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이날 최고의 화제는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뽑힌 '박석민 아들' 박준현(북일고)이 아니었다.
1라운드 8순위로 LG 트윈스에 뽑힌 경기항공고 출신 투수 양우진이었다.
왜 화제였느냐. 양우진은 당초 전체 1순위로 키움 지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선수였다. 키 1m90, 100kg에 가까운 건강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 이상의 강속구가 매력인 투수. 자기 말로는 스위퍼까지 던진다고 하니 고교에서는 크게 적수가 없었다.
물론 박준현과 김성준(광주일고), 문서준(장충고) 세 사람이 더욱 주목을 받은 건 사실. 다만 세 사람 모두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니, 자연스럽게 그 다음 순번 양우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었다.
박준현이 돌연 미국행 의사를 철회하고 KBO리그를 선택한 가운데, 양우진은 2순위 NC 다이노스 지명을 받을 걸로 보였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앞두고 심상치 않은 기류가 발생했다. NC, 그리고 3순위 한화 이글스 등이 양우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신재인 오재원(이상 유신고) 등 좋은 야수들이 있었고, 양우진의 팔꿈치 피로 골절이 확인된 이유도 있었다.
그래도 1라운드 중반에는 무조건 뽑힐 거라 예상됐는데, 후순위 팀들도 야수가 아닌 다른 투수를 선택하며 양우진을 걸렀다. 그렇게 8순위에 LG 지명을 받게 됐다.
무슨 일일까. 한 구단 관계자는 "LG 이전 모든 구단들이 구창모(NC)를 생각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구창모는 NC의 좌완 에이스지만 '유리몸'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최근에는 팔꿈치 피로 골절이 그를 괴롭혔다. 구창모에게 총액 132억원 계약을 안겼으니 NC는 피로 골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치가 떨려 패스한 게 이해가 되는데, 다른 구단들까지 이렇게 똑같은 선택을 할지는 몰랐다.
그렇다면 피로 골절이 뭘까. 쉽게 말하면 그 부위를 쓸 때 뼈와 뼈끼리 부딪히며 실금이 생기고, 통증이 유발되는 질병이다. 완전 골절이라면 뼈가 붙으면 완치가 되는데, 피로 골절의 문제는 상당 시간 휴식하면 회복은 되지만 그게 다시 재발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 트레이닝 전문가는 "투수의 경우 어떠한 투구 동작에 의해 팔꿈치쪽 충격이 가 피로 골절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그 투구폼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투구폼을 바꾸기도 힘들다. 선수가 적응하기 힘들 뿐더러 구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구단들이 재발 확률을 보고, 양우진을 건너 뛰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연 LG의 선택이 어떻게 될까. 피로 골절 부상은 언제 생기고, 얼마나 빨리 회복 되고, 또 언제 생길지 예측 불가능이라고 한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좌완)이 피로 골절로 시즌 아웃급 판정을 받았지만, 예상보다 빨리 돌아온 사례가 있다. 다만, 구위가 뚝 떨어진 건 부인할 수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