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창고형 약국, 서구 쌍촌동에 262㎡ 규모 개설
광산구 수완지구서 760㎡ 대형 약국 개점 앞두고 약사들 반발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광주 약사단체가 의약품을 대량으로 진열·판매하는 '창고형 약국' 개설을 보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약사회는 18일 성명을 내 "창고형 약국 개설을 강하게 반대한다"며 "제도적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광산구청은 개설을 보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약사회는 "약은 단순한 공산품이 아닌 생리 활성물질로 약사의 철저한 관리와 복약지도가 필요하다"며 "창고형 약국은 약물 오남용을 조장하고 복약지도를 약화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고형 약국이 등장하면 지역 내 700여개 약국 생태계가 붕괴하고 동네 단위 보건 안전망이 무너질 것이다"며 "개설 예정지에 주차 빌딩이 들어서는데 이는 심각한 교통난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업종 간 갈등이 아니라 국민 보건과 지역사회 안전, 교통환경을 동시에 위협하는 사안"이라며 "광산구청장은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개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최근 무분별한 창고형 약국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약국(100평 이상)에 대한 안전관리계획 제출 의무화와 심의위원회 설치 등을 담은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이미 창고형 약국이 등장했다.
지난 8일 서구 쌍촌동에 262㎡(76평) 규모의 약국이 개설 절차를 마치고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광산구 수완지구에도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약 760㎡(230평) 규모의 더 큰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 전망이다.
수완지구 약국은 지난달 개설 신고가 접수됐다가 시설 미비로 자진 취하됐으나, 다시 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창고형 약국은 지난 6월 경기 성남시에서 첫 사례가 등장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인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의약품 유통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약국 개설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위법 사항이 없는 한 개설을 막을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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