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청년고용" 李주문에 채용문 '활짝'…성장산업·R&D 인재 확보(종합)

by


삼성 등 10대그룹 중심으로 발표 잇따라…AI·바이오 등 대상
李 "청년 고용, 기업 노력 필요"…"기업 인적 투자 일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홍규빈 한지은 김민지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의 채용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용 시장은 다소 위축된 상태지만 청년 채용에 나서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이번 대규모 채용을 계기로 인공지능(AI)과 배터리, 바이오 등 주요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미래 인재를 확보할 계획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을 비롯한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 계획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삼성은 이날 향후 5년간 6만명(연간 1만 2천명)을 새로 채용해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밝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195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공채제도를 4대 그룹 중에는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고, 채용 연계형 인턴제도, 기술인재 채용 등으로 채용인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청년 7천200명을 신규 채용하는 한편 내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년 신규 채용은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서도 인원을 확충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채용과 별도로 청년 인턴십, 산학협력 등도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SK는 올해 총 8천여명을 채용한다.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AI, 반도체, 디지털전환(DT)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 인재가 선발 대상이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오는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채용 분야는 반도체 설계, 소자, 연구개발(R&D) 등으로, 채용 규모는 세자릿수로 알려졌다.
SK는 3·9월 정기 공개채용과 수시 공개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LG그룹은 3년간 1만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이중 신입 채용은 7천명 수준이다.

포스코그룹도 향후 5년간 1만5천명을 고용한다. 이는 연간 3천명 수준으로, 포스코그룹이 이미 발표한 올해 채용 인원인 2천600명보다 400명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는 향후 안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올해와 유사한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채도 참여 계열사를 늘릴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하반기 방산, 우주, 조선, 해양, 금융 등 전략사업에서 총 3천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상반기(2천100여명)보다 1천400여명 늘어난 수준이다.
HD현대는 올해 1천500여명을 포함해 2029년까지 5년간 19개 계열사에서 1만여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친환경 기술, 디지털 스마트 설루션, 수소·바이오 사업 추진을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통그룹인 신세계그룹도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10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대기업들의 신규 고용 계획은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 고용 주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주가 청년 주간임을 언급하며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청년 취업난이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데 정부와 함께 힘을 합쳐주기를 바란다"며 대기업이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을 거론하며 신입을 채용하면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6월 13일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이번 신규 고용 분야를 AI, 반도체,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에 집중해 해당산업에서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최문석 한국경영자총협회 청년ESG팀장은 "최근 청년 고용 지표가 좋지 않았는데 기업들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업들의 노력이 더해지면 하반기에는 고용 지표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 여건이 어렵지만 투자를 게을리하면 미래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인적 투자의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vivid@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