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을 떠나서 무척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10년간 헌신해 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생활을 우여곡절 끝에 청산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LA FC에 입단한 손흥민이 연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토트넘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 2024~2025시즌에 제기됐던 '에이징 커브'는 이미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렸다. 최전성기 때의 스피드와 골결정력이 다시 살아나면서 MLS 6경기만에 5골, 2도움으로 무려 7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특히 손흥민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를 상대로 2025 MLS 19라운드 원정 순연경기에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토트넘 시절이던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 4라운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바 있다.
이런 활약 덕분에 손흥민은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10점 만점을 받았다. MLS 홈페이지도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이 반짝 빛나고 있다(SON IS SHINING)'며 찬사를 보냈다. 이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LA FC의 대우는 당연히 극진할 수 밖에 없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또한 데니스 부앙가 등 기존의 젊은 간판선수들도 손흥민을 '위대한 에이스'로 인정하고 극진히 대우해주고 있다. 손흥민이 진정한 '행복축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과 팬, 현지 언론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토트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있던 지난 시즌 부상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적용 문제로 인해 다소 부진한 기량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10년 가까이 팀을 위해 헌신해오던 '숨은 에이스' 손흥민을 향한 현지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잘 할 때의 기억은 쉽게 잊었고, 못할 때의 모습만 부각시켜 '주장감이 아니다', '기량이 퇴보했다' 등의 신랄한 비난을 쏟아냈다. 손흥민이 유로파 리그 우승을 들어올리며 무려 17년만에 팀에 메이저 우승을 선물했을 때에도 비난 여론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결국 이런 차가운 냉대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손흥민은 LA FC에서 다시 행복한 분위기 속에 축구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바로 이런 손흥민의 달라진 모습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18일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뒤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며 LA FC에서의 활약상에 관해 보도했다. 특히 이 매체는 손흥민이 솔트레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난 뒤에 진행한 인터뷰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토트넘을 떠나는 결정이 힘들었을 지 몰라도, 현재 LA FC에서 매 순간 행복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해트트릭 이후 "LA FC에서 뛰는 게 즐겁다. 지금까지 원정 5경기와 홈 1경기를 치렀는데, 여전히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다. 팀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득점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매 순간, 모든 훈련,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즐겁고 행복하다"며 기쁨어린 소감을 밝혔다. 진정으로 '행복 축구'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TBR풋볼은 '손흥민은 LA FC에서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손흥민은 이제 다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찬사를 보냈다.
토트넘 구단 입장에서는 다소 배가 아플 수도 있다.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을 보낸 이후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을 다시 데려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 행복해하고, 토트넘만 아쉬운 입장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