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올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전격적인 은퇴 선언이다.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커쇼가 올해를 마치면 은퇴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18년 커리어를 이제 마감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커쇼는 오는 2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정규시즌 생애 마지막 등판을 한다.
커쇼는 최근 몇 년 동안 숱한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유니폼을 벗겠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무릎과 발가락 수술을 받은 뒤에도 반드시 부활에 성공할 것이라며 재활에 몰두했다.
그러나 커쇼는 올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활을 진행하고 마운드에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커쇼는 지난 2월 초 다저스와 1년 계약을 하면서 "평생을 한 팀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난 그에 대한 장점을 충분히 부여하지는 않은 것 같다. 모든 스포츠에 걸쳐 그와 같은 일을 할 수 했던 사람들을 보면 특별하다는 느낀다. 정말 그렇다. 그걸 간과할 수는 없다. 이곳에 와서 커리어 전부를 보낸다는 것, 그게 얼마나 길지는 모르지만, 그게 분명한 목표"라고 했다.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라는 암시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커쇼는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을 앞두고 다저스와 1년 75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러면서 13~16번 선발등판을 하면 매번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고, 현역 로스터에 30일 이상 등재되면 250만달러, 60일과 90일을 돌파하면 각각 100만달러를 받는 로스터 보너스 조항도 넣었다. 즉 시즌 후 복귀해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퍼포먼스 보너스 400만달러, 로스터 보너스 450만달러를 모두 받아 최대 1600만달러를 벌 수 있던 것이다
이날 현재 커쇼는 올시즌 20차례 선발등판해 102이닝을 던져 10승2패, 평균자책점 3.53, 71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보너스 조항은 모두 충족했다.
커쇼는 지난 5월 18일 복귀해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4이닝 5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5~6이닝을 거뜬히 던질 수 있는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커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일정 부분 마운드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자신의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MLB.com은 '그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는 모르지만, 팀이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방어하는데 있어 핵심 전력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커쇼가 내년에도 현역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결심했다면 그 누구도 밀어내지 않을 그런 활약을 보여준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입단한 커쇼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452경기에서 2844⅔이닝을 던져 222승96패, 평균자책점 2.54, 3039탈삼진을 올렸으며, 세 번의 NL 사이영상(2011, 2013, 2014년)과 한 번의 리그 MVP(2014년)를 수상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5번 거머쥐었고, 3번의 탈삼진 타이틀과 3번의 다승왕에도 각각 올랐다.
11번 올스타에 선정됐는데, 특히 올시즌에는 커미셔너의 '레전드 픽(legend pick)' 추천을 받아 애틀랜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이 39경기에서 4.49로 들쭉날쭉했음에도 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11⅔이닝을 투구해 2승, 평균자책점 2.31을 올리며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맛봤고, 지난해 월드시리즈에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으나 축승 퍼레이드에서 LA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다.
커쇼는 은퇴 후 5년이 경과하는 2031년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이 생기는데, 첫 입후보 연도에 100%에 가까운 찬성률로 쿠퍼스타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역 레전드 '빅3'로 평가받는 커쇼가 은퇴를 발표함에 따라 그보다 나이가 더 많은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와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생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