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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성윤 타석엔 록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타 선율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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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작 '레일라', 최근 등장 곡으로 직접 선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80)이 결성한 밴드인 '데릭 앤 더 도미노스'(Derek and the Dominos)가 1970년 발표한 곡인 '레일라'(Layla)는 록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캔들'을 담았다.
비틀스의 기타리스트이자 절친 조지 해리슨의 아내인 패티 보이드를 보고 한눈에 반한 클랩턴이 만든 '금지된 사랑'에 관한 이 곡은 수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곡의 시작을 알리는 클랩턴의 울부짖는 듯한 기타 리프(노래를 대표하는 짧은 연주)는 수많은 음악가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주였다고 입을 모은다.
55년 전에 세상에 공개된 이 곡의 기타 리프는 최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삼성 주전 외야수 김성윤(26)이 지난달부터 타석 등장 곡으로 '레일라'의 기타 리프를 쓰고 있어서다.
타석 등장 곡은 응원단에서 추천할 때도 있지만, 주로 선수가 직접 선택한다.

타자들은 타석에 들어가며 자신을 상징하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21일 수원 kt wiz전에 앞서 만난 김성윤은 "원래 알던 곡은 아니었는데, 등장 곡을 고민하던 중 친형이 추천해준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노래가 너무 좋은데, 가사가 내가 사는 인생과 대비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레일라' 가사는 보이드에 대한 클랩턴의 절절한 사랑 고백과 체념, 그리고 절규로 가득하다.
기타 리프가 이끄는 폭발적인 도입부는 김성윤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와 유사하다.
또 클랩턴의 보이드를 향한 열정적인 집착은 승리를 향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김성윤의 집요한 플레이와 닮았다.
이 곡으로 절절하게 사랑을 노래한 클랩턴은 결국 보이드와 결혼해 꿈을 이뤘다.

그리고 외출을 준비하는 보이드를 묘사한 곡 '원더풀 투나이트'(Wonderful tonight)를 발표해 사랑의 환희를 노래했다.
당대 최고의 록 스타 사이에서 '세기의 스캔들'을 만든 보이드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비틀스의 곡 '섬싱'(Something)의 공식 뮤직비디오를 보면 된다.
해리슨이 작곡하고 부른 이 곡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보이드다.
김성윤은 클랩턴이 공연장에서 무아지경에 연주하는 것처럼, 자신은 그라운드에서 스스로를 잊고 뛰고자 한다.
그는 "야구장에서는 '나는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한다. 그런 점에서 등장 곡과 (내 플레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