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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초대박! 1억달러 사나이가 돌아왔다' 타격감 물오른 김하성, 시즌 3호 홈런 폭발+개인 최다타이 9경기 연속안타 행진. 조기 FA가능성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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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메이저리그(MLB)가 주목하던 '1억 달러(약 1399억원) 사나이'의 모습이 다시 돌아왔다. 시즌 종료 후 뜨거운 관심이 쏟아질 듯 하다.

'어썸킴'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타격폼이 고점을 찍었다. 과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1억달러 FA'로 평가받았을 때의 바로 그 임팩트가 완벽하게 재현됐다. 애틀랜타 이적 후 놀라운 상승세를 탄 덕분이다. 2경기 만에 또 홈런포를 가동하는 동시에 MLB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9경기 연속안타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22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회초 1사 후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날렸다. 김하성은 이를 포함해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6대2 승리에 힘을 실었다.

애틀랜타는 이날 승리로 무려 8연승을 질주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미 무산됐지만, 시즌 막판의 뜨거운 상승세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그 기대감의 중심에 바로 김하성의 부활이 자리잡고 있다.

김하성은 이날 2회초 1사 후 맞이한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디트로이트의 올스타 선발 케이시 마이즈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한복판으로 들어온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는데, 정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평범한 뜬공이 됐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강력한 한방을 보여줬다. 마이즈의 초구 포심패스트볼(92.1마일)이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실투에 가까운 투구였다. 김하성은 지체없이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버렸다. 타구 속도 104.1마일(167.5㎞)의 힘이 실린 하드히트 타구가 라인드라이브 성으로 담장을 넘었다.

김하성이 홈런을 뽑아낸 마이즈는 올 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인 디트로이스의 에이스다.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마이즈는 김하성의 일발장타 능력을 미처 감안하지 못한 듯 하다. 148㎞(92.1마일)짜리 포심을 스트라이크존 위쪽으로 던진건 위험한 도박이었다. 김하성의 파워는 이 정도의 공은 가볍게 담장 밖으로 날릴 수 있다.

이로써 김하성은 지난 20일 디트로이트전 이후 2경기 만에 시즌 5호 홈런을 날렸다. 지난 9월초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이후에는 세 번째 홈런이다. 더불어 샌디에이고 시절이던 지난해 달성했던 MLB 개인 최다인 9경기 연속안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제 김하성은 다음 경기에서 안타를 치면 '개인 최다 10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솔로 홈런으로 팀에 추가점을 보탠 김하성은 3-0으로 앞선 6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마이즈와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7회초 2사 1, 3루에서는 볼넷을 골라내며 이날 두 번째 출루를 달성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마르셀 오즈나의 삼진으로 홈까지 들어오진 못했다.

김하성은 9회초에 한번 더 타석에 나와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무사 2, 3루에서 바뀐 투수 폴 세월드를 상대한 김하성은 야구 정석대로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했다. 81.2마일짜리 스위퍼가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가볍게 잡아당겼다. 그러나 타구속도는 무려 98.5마일까지 나왔다. 제대로 스윗스폿에 맞은 정타였다. 타구는 펜스 근처까지 날아가 좌익수에게 잡혔다.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태그업하기에 충분한 거리였다. 김하성은 희생플라이로 시즌 17타점째를 올렸다. 애틀랜타는 5-0으로 앞서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하성을 영입하기 전까지 '유격수의 허약한 공격력'이 고민거리였던 애틀랜타는 이제 완벽한 솔루션을 갖게 됐다. 김하성이 합류하기 전까지 애틀랜타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유격수가 바로 애틀랜타 팀 타선의 '미싱 링크(missing link)'로 지적되고 있었다.

그러나 탬파베이에서 방출된 김하성을 데려오면서 애틀랜타는 비어있던 타선의 연결고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애틀랜타 입장에서 김하성은 '복덩이'나 마찬가지다.

김하성에게도 애틀랜타는 '부활의 성지'다. 애틀랜타에서 완벽하게 전성기의 타격폼을 되찾은 듯 하다. 지난해 어깨 수술이후 FA를 선언한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290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진 탓에 7월초에야 MLB 무대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복귀한 이후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몸 상태조차 완벽하지 못했다. 7월 초 복귀 이후 종아리와 허리 등에 잔부상이 이어지며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IL)에 들어갔다. '탬파베이 최고연봉자(1300만달라)'라는 타이틀도 김하성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한 듯 하다. 김하성은 기대치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채 2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탬파베이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9월초 엔트리 확대와 발맞춰 김하성을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애틀랜타가 웨이버 클레임으로 김하성을 냉큼 영입했다. 어차피 포스트시즌행이 무산된 애틀랜타로서는 마치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시즌 잔여연봉 200만달러에 내년 보장연봉 16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김하성을 데려왔다.

이 베팅은 결과적으로 대박이었다. 애틀랜타와 김하성 모두 '윈-윈'하는 결말로 치닫고 있다. 김하성은 애틀랜타 합류 후 17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64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OPS는 드디어 8할대를 넘겼다. 22일 현재 0.839를 찍었다. 표본이 적지만, 이 정도 타율과 OPS는 MLB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김하성이 이런 타격페이스를 시즌 종료 시점까지 유지한다면, 스토브리그에서 조기 FA를 신청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계약할 때 올 시즌 후 옵트아웃으로 FA시장에 나올 수 있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이는 옵션은 애틀랜타 소속일 때도 유효하다.

탬파베이 시절때의 모습이라면 FA 선언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이라면 다르다. 시장에서 '재활 후유증을 드디어 완벽하게 극복하고, 건강함과 타격능력을 회복했다'고 어필할 수 있다. 마침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유격수는 귀하게 취급받는 포지션이다. 김하성이 예상보다 빨리 'FA 대박'을 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김하성의 타격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