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적실패 아쉬움은 잊었다. 이제 골로 승부한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 소속의 '국대윙어' 양현준이 개막 7경기 만에 시즌 1호골을 달성했다. 시즌 개막 직전 무산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버밍엄 이적 실패 아쉬움을 달래는 골이었다.
양현준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퍼힐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틱 시슬(2부리그)과의 2025~2026 스코틀랜드 리그컵 8강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의 4대0 완승을 이끌었다. 양현준의 골 이후 무더기 골을 추가한 셀틱은 4강에 진출했다. 4강 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레인저스다.
양현준은 이날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전반 26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베니아민 뉘그렌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헤더 골로 연결했다. 이로써 양현준은 시즌 7경기 만에 드디어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다.
양현준은 이 경기전까지 리그 3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예선 2경기, 리그컵 1경기까지 총 6경기에 출전했지만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양현준은 셀틱의 '핵심 조커'다. 지난 2023년 여름에 셀틱에 합류한 양현준은 주전 자리를 꿰차는 데는 실패했지만, 출전할 때마다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주요 자원으로 분류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양현준은 백승호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버밍엄으로 이적할 뻔했다. 8월 말 버밍엄이 먼저 관심을 보였다. 버밍엄이 이적료 300만 파운드(약 56억원)를 제시하자 양현준은 잉글랜드로 날아갔다. 구단간 계약이 성사되면 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한 이동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금세 성사될 것 같았던 양현준의 버밍엄 이적은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셀틱이 장고 끝에 버밍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적시장이 마감되고 말았다. 셀틱은 양현준의 가치가 300만파운드보다는 훨씬 크다고 판단한 듯 하다. 새 시즌에도 '슈퍼조커'의 역할을 기대했다.
직접 영국까지 날아가 이적을 추진했던 양현준의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는 노릇이다. 셀틱에서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적이 무산되자 다소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6경기 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양현준은 7경기 만에 시즌 1호 골을 터트리며 이적 무산의 상처를 회복한 듯 하다. 이날 컵대회 로테이션 경기라 선발 기회를 얻은 양현준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로 인해 브랜던 로저스 셀틱 감독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로저스 감독은 경기 후 양현준의 선제골에 대해 "뛰어난 플레이였다. 멋진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양현준이 원래 잘 하는 플레이"라고 언급했다.
감독이 이렇게 직접 언급했다는 건 이날 플레이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한다는 뜻이다. 시즌 1호골을 시점으로 양현준의 팀내 입지가 향상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