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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거 같던데." 11K 무실점 이게 곽빈이지. 안풀린 울분 SSG에게 다 쏟아낸 작년 다승왕 "쳐봐 하고 던졌다."[인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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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냥 나답게 세게 던졌다."

이상하게 잘 풀리지 않았던 2025년. 두산 베어스도 지난해 다승왕이었던 곽빈도 올시즌 결말은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안좋았고 결말도 좋지 않았다.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더니 이승엽 감독이 중도 사퇴해 조성환 감독 대행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했고 결국 9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곽빈은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고, 시즌 중반에 돌아왔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잘 던지다가 갑자기 무너지는 경구가 잦았고, 겨우 3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어느덧 남은 선발 등판은 두번뿐.

오랜만에 시원한 곽빈의 피칭이 나왔다. 경기후 만난 한 SSG 선수가 "곽빈 투수가 화난 것 같았다"고 할 정도로 곽빈의 피칭은 힘이 들어갔다.

곽빈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대2 승리와 함께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4승째. 했다. 9-0으로 크게 앞선 6회말에 교체. 11탈삼진은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곽빈은 올시즌은 17경기서 3승7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퀄리티스타트도 6번에 그치면서 국내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엔 4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오랜만에 두산의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특히 상대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과의 맞대결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고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였다.

1회부터 5회까지 매이닝 2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2회말엔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위기에서 무너지지도 않았다. 3회말 선두 안상현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아 무사 3루에 몰렸지만 연속 삼진으로 2아웃을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탈출했고, 5회말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끝내 무실점으로 이날 피칭을 마쳤다. 올시즌 무실점 피칭은 지난 7월 3일 잠실 삼성전의 6이닝 무실점 이후 두번째.

총 90개의 공을 뿌린 곽빈은 최고 156㎞의 직구를 49개 던졌고 120㎞대의 커브를 20개, 135~142㎞의 슬라이더를 16개, 130㎞대의 체인지업을 5개 던지면서 SSG 타자들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올시즌 부진에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터. 그리고 그 부진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애도 많이 썼다.

"잘 던지다가도 한끝 차이로 무너지는 게 많아서 너무 아쉬웠다"는 곽빈은 "계속 생각해봤고 전력분석팀이 엄청 디테일하게 분석을 해주셔서 이런 공이 제구가 안되니 여기다 던지면 어떠냐해서 그렇게 해보기도 했다"며 많은 노력을 해왔음을 밝혔다.

곽빈은 "결국 자신감 부족이라는 것을 제일 크게 느꼈다. 그래서 오늘은 사인대로 던지고, 던지고 싶은 것 던지고, 전력 투구하고 이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라며 "분석팀에서 요구한 것도 했는데 그것도 잘 됐다. 효과를 봤다"고 했다.

3회말 무사 3루 위기 역시 자신감으로 들어간 것이 주효. "예전에도 3루타 맞은 뒤에 안타 맞아서 2점, 3점 주고 했는데 이번엔 '계속 쳐봐'하며 혼자 주문을 외우면서 던졌다"며 "기연이 형의 볼배합대로 던졌는데 요구한대로 잘 들어가면서 연속 삼진으로 이어졌다. 둘이 같이 이겨낸 것 같다"라고 했다.

11탈삼진으로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 "삼진을 잡으려고 한 것은 아니고 그냥 세게 던지기만 했다"는 곽빈은 "전력으로 존을 보고 그냥 쳐봐 하며 던졌다. 맞으면 어쩔 수 없고 상대가 잘친 거니까 하면서 들어갔던게 카운트 싸움이 유리하게 되면서 잘 된 것 같다"라고 했다. 6회에도 나가려고 했으나 9-0으로 크게 벌어지자 코칭스태프에서 그만 던지자고 해 자신도 멈췄다고. 곽빈은 "기록은 다음에 세워도 된다"며 쿨하게 기록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았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