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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시간이 흘러 이제 유력한 감독 후보, 3홈런 터트린 이승엽과 함께 했던, 2005년 재팬시리즈 우승 주역들[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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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유격수 니시오카 스요시, 2번-3루수 이마에 도시아키, 3번-1루수 후쿠우라 가즈야, 4번-중견수 오무로 사부로, 8번 지명타자-이승엽. 한국야구팬들의 눈에 익은 선수 다수 등장하는 타순이다. 2005년 10월 22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 재팬시리즈 1차전. 지바 롯데 마린즈 타선이 첫날부터 시원하게 터졌다. 7회 1사까지 15안타를 퍼부어 10점을 뽑았다. 안개로 경기 속행이 어려워 10대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마에는 1회말 선제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4-1로 앞선 6회말 쐐기 1점 홈런을 터트렸다.

1차전에서 대승한 지바 롯데는 맹렬한 기세를 이어갔다. 센트럴리그 우승팀 한신에 4연승을 거두고 31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퍼시픽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하극상 시리즈를 완성했다.

지바 롯데 타선은 1~3차전 연속 10득점을 기록했다. 4경기 33득점-4실점. 투타에서 한신을 압도했다. 이승엽은 선발 출전한 1,2,4차전에서 홈런을 쳤다. 4차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4안타-3타점' 맹활약을 펼쳐 우승에 공헌했다. 지바 롯데는 김태균이 맹활약한 2010년 다시 한번 재팬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바 롯데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새로운 사령탑을 맞는다. 요시이 마사토 감독(60) 후임으로 2005년 재팬시리즈 우승 주역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지바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져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9경기가 남은 22일 현재 5위 세이부 라이온즈에 9경기 뒤진 6위다. 8년 만의 꼴찌가 확정적이다.

지바 롯데는 요시이 감독 취임 첫해인 2023년, 오릭스 버팔로즈에 이어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지난 시즌엔 3위로 클라이맥스시리즈(CS)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승을 올린 사사키 로키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이번 시즌엔 우승을 목표로 출발했다.

투타 모두 구상대로 이뤄진 게 없다. 특히 마운드 붕괴가 뼈 아팠다. 팀 평균자책점 3.70. 양 리그 12개팀 중 꼴찌다. 선발진이 불안해 '12명'이 선발로 등판했다. 오시마 가즈야와 다네이치 아쓰키가 '8승'으로 팀 내 최다승이다.

전반기부터 감독 교체 얘기가 나오다가 코칭스태프 재정비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 6월 초 사부로 2군 감독(50)이 공석이던 1군 수석코치로 이동했다. 후쿠우라 1~2군 총괄 타격 코디네이터(50)가 2군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사부로 수석코치가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꼽혔다. 그는 2005, 2010년 우승 멤버다. 팀에 충성심도 강하다. 2011년 6월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됐는데, 시즌이 끝나고 곧장 지바 롯데로 복귀했다. 2016년 은퇴 후 구단 특별자문역을 맡았다. 그는 라쿠텐 이글스 2군 총괄을 거쳐 2023년 말 지바 롯데로 돌아와 2군을 지휘했다. 선수 육성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수석코치로 공격 부문을 총괄했지만 팀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사부로 대세론이 흔들린다.

후쿠우라 2군 감독, 구로키 도모히로 1군 투수코치(52)도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지바현에서 나고 자란 후쿠우라는 지바 롯데에서 23시즌을 뛰면서 2000안타를 쳤다. 구로키도 지바 롯데에서만 활약한 레전드다. 그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요시이 감독 취임 때부터 투수코치로 일했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통산 87승을 기록한 와타나베 šœ스케(50), 라쿠텐 이글스 감독을 지낸 이마에(42),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41)도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 일본을 대표했던 언더핸드스로 와타나베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로 활약했다. 그는 2005년 재팬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완봉승을 올렸다. 이마에는 2005, 2010년 재팬시리즈 MVP이고, 니시오카는 지바 롯데를 거쳐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한신에서 은퇴했다. 이들 모두 이승엽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옛 동료들이다. 이승엽이 맨 먼저 프로팀 사령탑을 경험했다.

한쪽에선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사령탑 외부 영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