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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혈변 지속되면, '궤양성 대장염' 의심…10년 새 4배 이상 환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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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 전체에 염증과 궤양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이원명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비슷한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과는 병변 양상이 다르다. 크론병은 소화관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고, 점막뿐 아니라 장 깊은 층까지 염증이 퍼지며 띄엄띄엄 병변이 생긴다. 반면에 궤양성 대장염은 병변이 대장 전체에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궤양성 대장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면역 이상, 장내 세균 불균형,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국내 환자도 빠르게 늘어 2022년에는 4만 명을 넘어섰고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증상은 잦은 설사, 지속적인 혈변, 점액변, 복통, 때로는 발열이다. 일반적인 장염은 며칠 내 호전되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한다. 설사, 혈변, 점액변이 계속되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은 환자 증상과 함께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혈액·대변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해 다른 장 질환과 구분한다.

치료는 질환의 중증도와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1차로 5-아미노살리실산(5-ASA) 경구제를 사용하며, 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추가한다. 최근에는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도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제제 같은 고급 치료제를 통해 정상 생활이 가능한 '관해' 상태에 도달하면서,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원명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희귀 난치 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치료와 관리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하다"며 "치료의 목표는 염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임상 관해'에서, 더 나아가 내시경 검사에서 염증이 보이지 않는 '점막 관해' 상태를 달성해 삶의 질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증이 조절되지 않고 만성화될 경우 대장암, 장 협착, 독성 거대결장(대장이 심하게 늘어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합병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면 전체 대장 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식이·생활 습관 관리는 증상 조절과 억제에 도움이 된다. 매운 음식, 카페인, 알코올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금연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잦은 통원과 장기 치료로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부담이 크다"며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과 혼동하기 쉽지만, 설사·혈변·점액변이 수주 이상 반복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가족 중 염증성 장 질환 병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