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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허탈한 3연패 → 168일만의 7위 추락…트래직 넘버 '2' 멀어진 부산의 가을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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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확률 93%에 달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확률이 4%까지 추락했다. 8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암담한 현실에 직면했다. 이제 남은 5경기를 다 이겨도 어렵다.

롯데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대9로 패했다.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캡틴' 전준우의 복귀 효과로 18대2 대승을 거뒀지만, 이후 무기력한 3연패에 빠졌다.

쓸 수 있는 힘을 다 썼다는 느낌이 드는 시즌 말미다. 초반부터 롯데는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보이면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 승리를 따냈고, 앞선 경기는 불펜 총동원을 내려서라도 지켜내고자 애썼다.

불과 한달반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당당히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을 통해 일자별 KBO리그 포스트시즌 확률을 제공하는 'psodds.com'은 당시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무려 93.6%이라고 봤다.

24일 삼성전 패배 이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이제 3.9%가 됐다. 남은 5경기를 다 이겨도 쉽지 않은 암담한 상황이다.

'트래직 넘버'까지 나왔다. 2경기만 더 지면 5강 좌절이 확정된다. 이제 롯데는 일단 5경기를 다 이긴 뒤 삼성-NC-KT 위즈의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말 그대로 '기적'에 기대야 한다.

12연패는 악몽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투수, 야수 할 것 없이 체력적 한계에 부딪친 모양새가 역력하다.

선발 박진은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난타 당하며 5실점 했다. 뒤를 이은 김강현도 4실점으로 무너졌다. 4회까지 무려 9실점, 초반에 사실상 끝난 경기였다. 이재현-김영웅-디아즈 등 삼성이 자랑하는 막강 타선의 불방망이가 롯데 마운드를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누가 두 투수를 탓할 수 있으랴. 올시즌 내내 팀의 마당쇠로 보직과 타이밍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던 두 투수다.

김강현은 올시즌 50경기에서 무려 66이닝을 책임졌다. 멀티이닝 26회(1위) 2연투 15회, 3연투 4회(3위) 등 말 그대로 팀에서 가장 고생한 투수 중 하나다.

박진 역시 9월 들어 10일 한화전 2이닝, 13일 SSG 3이닝을 던진 뒤 16일 삼성전 선발로 출격, 3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3일 뒤인 20일 키움전에 미들맨으로 등판했고, 다시 3일 뒤인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상황이었다.

팀 입장에서도 이민석이 부진으로 빠지면서 특별히 내세울 선발 카드가 없었다. 이날 불펜으로 등판한 벨라스케즈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이미 기운 경기에서의 등판임에도 3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지난 4월 9일 이후 168일만에 7위로 추락했다. 당시 10개 구단은 고작 12~15경기를 치른 상태였고, 롯데는 당시 5승9패1무로 9위였다. 일반적인 순위 기준은 정규시즌 20경기 이후부터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포스트시즌에 못간 팀이다. 만약 올해 가을야구에 실패할 경우 2008~2012년 로이스터-양승호 전 감독 시절 이후 13년간 단 1번이라는 굴욕적 기록에 직면하게 된다. 21세기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라는 기록도 계속 이어진다.

과거 동반 암흑기를 거친 LG는 2019년을 기점으로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변신했고, 2023년 29년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KIA 타이거즈도 2017년, 2024년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8년 이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던 한화 이글스 마저 올해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한국시리즈우승까지 목표로 달리고 있는 상황.

제자리걸음을 하는 팀은 오직 롯데 뿐이다. 실망 속 팬들의 열정도 점점 식어가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