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그가 밤낮으로 상대 투수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영양분을 1g 단위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했다. 100%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고 했다.
한신 타이거즈 우완투수 이시이 다이치(28)가 전광판에 또 '0'을 찍었다. 후지카와 규지를 넘어 한신 구단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다시 썼다. 이시이는 26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전 9회초 등판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4월 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부터 48이닝 연속 무실점. 2006년 한신 수호신 후지카와가 기록한 47⅔이닝을 돌파했다.
6-2 4점차 리드 상황. 선수 본인은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등판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된다. 두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세 번째 타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10개 투구로 세 타자를 압도했다. 10구 중 8개가 직구였다. 49경기 연속 무실점. 무실점 경기가 쌓일 때마다 최다 기록이 바뀐다.
그는 "감독님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덕분이다. 3점차까지는 괜찮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무실점으로 막아 다행이다"라고 했다.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후지카와 감독으로선 소속팀 핵심 투수가 자신을 주인공이라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 이시이는 기회를 준 후지카와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지난 7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한신은 이날 승리로 주니치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12승11패. 나머지 상대 4개팀은 압도했는데, 유독 주니치에 고전했다. 한신은 히로시마 카프를 상대로 19승6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17승8패,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14승3무8패,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14승1무9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52경기에서 1승35홀드9세이브-평균자책점 0.17. 52이닝 동안 딱 1실점했다.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최고 구원 투수다. 역대 최강 구원투수로 인정받을만하다.
후지카와 감독은 리그 1위 확정 후 주축 투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이시이는 지난 7일 히로시마전 이후 19일 만에 실전에 복귀했다. 2주 넘게 재충전한 이시이는 힘이 넘쳤다. 이시이가 없는 동안 한신은 5승1무7패를 했다. 그가 복귀한 날 3연패를 끊었다.
이시이는 엘리트 코스와 거리가 먼 길을 걸었다. 취업을 목적으로 한 공업교육전문학교 출신이다. 중학교까지만 야구를 할 생각이었는데, 계속해서 야구를 놓을 수 없었다. 그는 대기업 취업을 포기하고 시코쿠아일랜드리그 고치 파이팅독스에 입단했다. 독립리그에서 3년을 던지고 프로선수 꿈을 이뤘다. 2021년 신인 8지명으로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