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만찢남' 조규성(미트윌란)이 또 다시 터졌다.
조규성은 30일(한국시각) 덴마크 헤르닝의 MCH아레나에서 열린 라네르스와의 2025~2026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조규성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7분 환상 바이시클킥으로 경기의 균형을 마쳤다. 마스 베흐 쇠렌센이 골대 앞에 자리한 조규성에게 헤더 패스를 보냈고, 조규성이 몸을 날려 오른발 슈팅으로 라네르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의 리그 2호골이자, 시즌 3호골이었다. 조규성은 최근 4경기에서 3골이라는 놀라운 골감각을 보이고 있다. 조규성은 긴터널에서 돌아와 마침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조규성은 지난해 5월 2023~2024시즌 종료 후 오른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 절제 수술을 받았다. 몸상태를 100%로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정상적이라면 프리시즌 전이면 회복이 가능했다. 하지만 불운에 발목이 잡혔다. 수술 부위가 감염되며 합병증을 앓았다. 치료에 전념했지만, 회복은 더뎠다. 무려 12㎏이나 빠졌다. 통증에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2024~2025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포기는 없었다. 조규성은 머리는 물론 눈썹까지 밀었다. 부활 의지였다. 조규성은 마침내 피나는 훈련의 보상을 받았다. 지난달 17일 교체로 들어가 1분을 소화하면서 감격적인 15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렸고, 골맛까지 봤다. 18일 덴마크 컵대회 올보르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32분을 소화하며 복귀포를 터뜨렸다. 후반 34분 골대 앞에서 에드워드 칠루프야가 보낸 컷백 패스를 가볍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2024년 5월 이후 494일 만의 골이었다.
컵대회에서 득점을 기록한 조규성은 곧바로 리그에서도 골을 터트렸다. 비보르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경기 막바지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에 스로인 상황에서 동료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재빨리 세컨드 볼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폭발시켰다.
연속골로 자신감을 올린 조규성은 25일 슈투름 그라츠(오스트리아)와의 유로파리그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486일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조규성이 마지막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것은 지난해 5월27일 안방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최종 32라운드 실케보르전(3대3 무)이 마지막이었다.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날카로운 플레이로 미트윌란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15분 아랄 심시르와 교체되기 전까지 6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기회 창출 1회, 유효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등을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이 공중볼 경합이었다. 5번의 시도해 4번을 성공시켰다. 몸상태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알린 수치였다.
조규성은 이날 득점으로 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완벽 부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덴마크 '팁스블라데트'는 '부상으로 1년 넘게 결장했던 조규성은 이번 시즌 미트윌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규성은 마이크 툴베르 감독에게 금만큼이나 가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된 조규성은 경기장에 나온지 10분도 되지 않아 멋진 골을 넣었다. 최근 4경기 중 3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조규성은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 복귀도 거론되고 있다. 일단 홍명보 감독은 10월 브라질-파라과이와의 A매치 2연전에는 조규성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홍 감독은 "조규성은 이제 경기에 나와서 시간도 늘리고 득점도 하고 있다. 팀 입장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아직까지 그 선수의 무릎은 비행기를 오래 타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안정적 상황에서 준비한다면 대표팀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규성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