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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선율이 머무는 산동네…부산 산복도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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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복도로가 과거 서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부산의 산동네를 가로지르는 산복도로는 1964년 개통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부산항에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노동자와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가파른 지형에 정착함에 따라 형성된 이 길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공간이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산복도로를 끼고 있는 지자체가 지리적 특색을 살려 이곳에 다양한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해 초량동에 복합문화공간 '168 더 데크'를 개관했다.
산비탈을 잇는 168계단 위에 조성된 이곳에는 300인치 규모의 대형스크린과 50여대의 헤드셋을 갖춘 야외 상영관이 마련됐다.
부산항 야경을 배경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다 보니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회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1천100명이 넘는 시민이 방문했다.
동구 관계자는 "문화복합 공간인 만큼 초반에는 무선 헤드셋으로 음악을 즐기는 디제잉(DJ) 공연과 야외 요가 클래스를 열기도 했다"며 "올해는 야외 상영관을 중점적으로 운영하는데, 인기 있는 작품은 10초 만에 매진되는 등 시민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대청동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음악당'을 지난 8월 준공했다.
이곳은 바다 전망을 즐기며 음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야외 전문 공연장이다.
작은음악당 내에는 부산 출신의 1세대 음악가 금수현 선생의 유품 전시 공간도 조성됐다.
중구는 지난달 금수현 선생의 아들인 지휘자 금난새를 초청해 개관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중구 관계자는 "부산항대교와 산복도로를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었다"며 "내년부터는 주기적으로 공연을 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호천마을 별빛 플랫폼'을 만들어 마을 카페를 조성하거나 야경관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조성하기도 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주민은 물론 산복도로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요가 클래스를 열거나 카페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