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다행히' 결장했다.
김민재는 5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크에서 열린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 원정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 바이에른은 루이스 디아스의 멀티골과 해리 케인의 쐐기골을 앞세워 3대0 대승을 거뒀다. 바이에른은 개막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승점 18로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눈길은 역시 김민재에 향했다. 김민재는 1일 파포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이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이날 바이에른이 허용한 유일한 실점의 원흉이 됐다. 앞서 첼시, 호펜하임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모습과는 다른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기류가 바뀌었다. 독일 언론이 앞다퉈 김민재의 몸상태를 보도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가 훈련에서 제외됐다'며 '김민재는 파포스전 전반 도중 강한 충격을 받았음에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경기 종료 후부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김민재는 발과 어깨에 큰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호펜하임전에서 다쳤던 종아리 역시 정상이 아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이후 회복에 전념했지만, 뱅상 콤파니 감독의 출전 강요로 또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독일 TZ의 필리프 케슬러 기자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프랑크푸르트전을 앞두고 발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파포스전에서 발에 타박상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어깨(견봉쇄골관절)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민재는 프랑크푸르트전 출전 가능성이 작지만 콤파니 감독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최소 교체 명단에 포함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실제 콤파니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는 아마도 출전할 것이다. 그는 우리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스쿼드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재에 대해 박한 시선을 보내던 독일 언론 조차 우려를 나타냈다. '빌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구단이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김민재는 바이에른이 초반부터 기세를 타며,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전반 1분 디아스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27분 케인의 추가 골로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후반 39분 디아스가 자신의 멀티 골을 완성하며 3대0 승리를 거뒀다. 케인은 6경기에서 무려 11골을 넣는 놀라운 득점 레이스를 보이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을 포함해도 매 경기 2골에 가까운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 중이다.
김민재가 이날 결장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문제는 홍명보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0월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 맞붙는다. 미국 원정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스리백을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실험해볼 요량이었다. 홍 감독은 무려 11명의 수비를 발탁해, 스리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연히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중심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민재의 부상으로 계획에 차질이 왔다. 케슬러는 '김민재는 다음 주 한국 대표팀 합류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김민재의 부상 상황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바이에른이 김민재를 계속 혹사시키며, 벌써 여러차례 피해를 봤다. 지난 3월 김민재 차출이 불발되자 홍 감독은 "김민재는 소속팀은 물론 우리 대표팀에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며 "바이에른이 선수 부상 예방 차원에서 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다 보니 저희가 중요한 경기에서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작년부터 계속 부상에 대한 시그널이 있었다"며 "우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중요한 경기라고 해서 김민재를 데리고 경기하는 것은 대표팀의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맞지 않아 과감하게 휴식을 줬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독일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바이에른이 김민재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는만큼, 홍 감독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는게 대부분 독일 여론의 반응이었지만, 결국 김민재가 최악의 몸상태가 되며 재조명을 받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며, 홍 감독의 발언은 또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