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세징야는 K리그 역사상 가장 대단한 10골-10도움을 세웠다.
대구FC는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극적인 잔류 가능성을 높인 대구다.
또또또 세징야가 세징야했다. 전반 2분 김주공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한 세징야였다. 페널티킥 첫 번째 시도가 막혔던 세징야지만 김경민이 먼저 움직여서 다시 찰 기회가 주어졌다. 세징야는 페널티킥을 연속 2번 놓칠 선수가 아니었다. 세징야는 전반 37분 대구의 역습에서 환상적인 움직임 후 침착한 패스로 정재상의 추가골까지 만들어줬다.
세징야의 1골 1도움 맹활약에도 대구는 연속으로 페널티킥을 헌납하면서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됐다. 필사적인 꼴찌 탈출을 위해서 대구는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상황. 후반 추가시간 대구는 극적으로 페널티킥 기회를 잡게 됐다. 세징야는 두 번 실수하지 않으면서 대구에 승점 3점을 안겼다.
2골을 추가한 세징야는 이번 시즌 리그 10골 고지에 오르면서 10골-10도움 고지에 도달했다. 세징야는 이번 시즌 K리그 처음으로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세징야는 2003시즌 당시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에드밀손과 함께 35살에 10골-10도움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35살 나이에 10골-10도움 고지에 오른 것도 대단하지만 현재 세징야의 환경을 고려하면 사실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에드밀손 같은 경우, 전북이 해당 시즌 리그 5위와 FA컵(코리아컵 전신)에서 우승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냈던 시즌이었다. 세징야의 경우는 정반대다. 대구는 이번 시즌 최악의 성적으로 현재 강등이라는 표지판 앞에서 겨우 버티는 중이다. 11위 제주SK와 승점 6점 차이로 좁혔지만 여전히 대구는 강등 1순위다. 이번 시즌 대구는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를 일으키면서 강등을 코앞에 두고 헤매는 중인데 세징야가 정말 멱살잡고 '캐리'하는 중이다.
에드밀손보다 더욱 대단한 이유는 세징야의 경기 수다. 에드밀손은 39경기 17골 14도움을 기록했다. 세징야는 무려 21경기 만에 10골 12도움이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 비중을 따지면 세징야가 에드밀손을 압도한다. 속된 말로 대구가 세징야 원맨팀이라는 걸 감안해도 말이 안되는 수준이다. 또한 세징야는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1에서 유일하게 리그 10골 10도움을 2번 이상 달성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매년 햄스트링 부상 문제로 이제는 노쇠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세징야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고 있다. 대구가 강등권이 아니었다면 세징야는 리그 MVP를 노릴 만한 성적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대구 팬들이 하루빨리 세징야의 동상을 보고 싶어하는 이유가 있다. 이번 시즌 세징야 중심으로 막판에 달라지고 있는 대구가 강등에서 살아남는다면 세징야는 향후 10년 동안 어느 선수도 범접할 수 없는 구단의 레전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