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오대영' 홍명보호, 실험은 계속돼야 하고→더 얻어맞아야 한다…단 '방향'은 잃어선 안된다

by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오대영'은 훈장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 개막을 1년 앞둔 5월 30일 안방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대5로 대패했다. 8월 체코 원정에서도 또 0대5로 참패했다.

2022년 카타르에서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파울루 벤투 감독도 흑역사가 있다. 그는 2022년 6월 2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서 1대5로 완패했다. 홍명보호에도 '오대영'의 아픔이 재연됐다. 또 브라질이었다. 대한민국은 지난 10일 3년4개월 만에 브라질을 상암벌로 다시 불러들였지만 0대5로 무릎을 꿇었다. '독'이지만 히딩크, 벤투 시절처럼 '약'이 될 수도 있다. 홍 감독은 지난해 7월 10년 만의 A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원정에서 미국(2대0 승)과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9승5무1패,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위기는 늘 오는 법이다.

홍명보호는 출발도 하기 전에 소모적인 논쟁의 화살을 맞았다. 민심이 또 사나워졌다. 원색적인 비난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 앞서 실험은 계속돼야 하고, 더 얻어맞아야 한다. 단 방향을 잃어선 안된다.

홍명보호의 D-데이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이다. 내년 대회는 전에 없던 월드컵이다.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6강이 아닌 32강이다. 홍 감독은 16강 이상의 목표를 내걸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11월과 내년 3월, 두 차례 선수 차출과 A매치 여정 후 최종엔트리를 결정해야 한다. 시행착오는 더 필요하다.

그러나 후퇴는 안된다. 더 나은 '오늘'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10월 A매치 기간의 마지막 실전 점검이다. 파라과이는 지난달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에 이어 6위를 차지하며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FIFA 랭킹도 43위에서 6계단이나 뛰어오른 37위에 자리했다. 대한민국(23위)보다 14계단 아래에 있지만 숫자에 불과하다. 파라과이는 10일 일본(19위)과 2대2로 비겼다. 2-1로 리드하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 축구와의 가장 최근 대결은 2022년 6월 10일이었다. 당시 0-2로 끌려가다 손흥민(LA FC)과 '작은'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A매치 상대 전적에선 2승4무1패로 박빙 우세하다.

브라질전에선 중원 조합 구성에서 실패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백승호(버밍엄시티)는 왼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A대표팀에서 이탈한 박용우(알아인)의 대안이 아니었다. 좌우 윙백의 고민도 필요하다. 홍 감독이 스리백을 고민하는 이유는 중앙 수비 자원은 넘쳐나는 데 비해 풀백 자원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전에선 수적 우위에도 수비조합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했다. 치명적인 수비 실수도 발걸음을 더 무겁게 했다.

벤치 대응도 더 빨라야 한다. A대표팀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한국 축구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팀에는 1분 1초가 모자란다. 더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난관에 부딪히면 수술은 빨라야 한다. '캡틴' 손흥민은 브라질전 후 "세계적 강팀과 싸워서 부딪쳐보고, 넘어져 보고, 까져보고 난 뒤에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너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13일 "(파라과이전은)팀 전체적으로 중요한 경기다. 내일은 꼭 승리를 해야한다. 월드컵 큰 무대에 나가서 어떻게 회복할 지를 점검하는 좋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반전을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