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현장실사 했나" 추궁…국힘 "與, 내란 유죄 만들려고 지귀연 탈탈 털기"
대법 윤리감사관 "유흥주점 아닌 단란주점"…민주 "보이는 자체가 룸살롱"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오규진 기자 = "룸살롱인지, 유흥주점인지, 단란주점인지가 중요한가. 시각으로 보이는 자체가 룸살롱이다."(민주당 김용민 의원)
"오늘 국정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망신 주고 지귀연 판사 탈탈 털기 두 가지로 진행됐다."(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주점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 판사가 유흥업소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이 같은 의혹을 명백하게 밝혀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 의혹을 조사한 윤리감사관실은 지금까지의 사실관계로는 해당 의혹의 직무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이 의혹으로 지 판사를 압박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유죄 판결을 유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 판사가 방문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 업소명을 거론한 뒤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을 향해 "(지 판사가) 술은 먹었는데 접대받은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는데, 그래서 (업소에) 현장실사 해보셨나. 거기엔 왜 갔다고 하나"라고 질의했다.
최 감사관은 "유흥주점은 아니고 단란주점으로 파악됐다. 여성 접대원을 뒀는지에 따라…"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양주 접대를 받았다기보단 양주를 한 병 시키고 한 두 잔 먹었을 즈음 자리를 떴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녁 식사를 한 뒤 (동석했던) 이 모 변호사가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니 2차로 술 한 잔이라도 하러 가자'고 해서 갔다고 한다. 지 판사는 양주 한 병이 나온 상태에서 한 두 잔 마시고 다음 재판 준비 때문에 일찍 나갔다고 한다. 동석했던 세 사람의 진술이 일치했다"며 "해당 사건은 2023년 8월 일이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지 판사가 찍힌 사진을 들어 보이며 "(지 판사는) 룸살롱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룸살롱인지, 유흥주점인지, 단란주점인지 중요한가. 보이는 시각 자체가 룸살롱"이라며 "여기는 예약 안 하면 못 가는 곳이다. 이것도 조사해보셨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 망신 주기와 지귀연 판사 탈탈 털기 두 가지로 (요약)된다"며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와 내란죄 유죄판결 찍어내기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계엄은 헌법 위반이 맞지만 내란죄는 별개의 범죄 성립 요건이 필요한데, 지 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판단한 부분이 공수처 수사의 적법절차였다"며 "그래서 민주당이 끊임없이 지 판사를 교체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이 사법정의에 바람직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 판사에 대한 민주당의 이 같은 압박이 박정희 정권 당시 사법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971년 시국사건 무죄 판결을 내렸던 판사를 정권이 구속수사하려다 법관들의 집단 사표 제출 끝에 수사를 중단했던 일이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나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지 판사가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처음에는 나왔는데, 룸살롱이 아닌 것으로 명백히 밝혀졌다"며 "3공화국 말기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법부에 했던 보복행위와 비슷한 게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차진아) 참고인의 진술 중 '지 부장판사가 룸살롱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확인된 게 없다. 들으시는 국민은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최 윤리감사관을 향해 "(지 판사를 포함해 동석한) 세 사람의 진술이 똑같다고 해도 (세 사람이) 입을 맞출 수도 있지 않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윤리감사관으로서 감사 활동을 적절한 방법으로 하지 않은 것도 직무 유기다. 진술 태도와 내용뿐 아니라 직무의 성실성도 당연히 감사 대상이다. 여기를 뭘로 아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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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