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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상 최대 폭락 쇼크'…가상화폐 시장 위험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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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클래그 "약 27조원 청산 추정"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지난 10일(미 동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청산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을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0일 비트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10만4천782달러까지 떨어졌다. 당일 최고가(12만2천574달러) 대비 14% 넘게 수직 낙하한 것이다. 몇 시간 뒤 11만5천718달러까지 회복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최고점 대비 12.2% 급락한 3천436달러까지 추락했다가 4천254달러까지 급반등했다.
가상화폐 시장 역사상 24시간 기준 최대 규모의 폭락이라고 가상화폐 관계자들은 전했다. 지난 2월 폭락의 9배, 2022년 11월 가상화폐 거래소 FTX 붕괴 당시의 19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알트코인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고점 대비 HYPE -54%, DOGE -62%, AVAX -70% 등의 폭락세를 보인 뒤 반등했다.
취약한 유동성과 투기 매매에 의존하는 알트코인을 추적하는 지수는 불과 몇 분 만에 40% 추락했다.
기폭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예고에 내달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이었다.
코인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는 전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10일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베팅이 청산됐고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24억달러가 추가로 청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낸스의 기술적 오류로 인해 패닉 투매가 악화했는데 이후 바이낸스는 피해를 본 이용자들에게 2억8천30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낸스는 이 오류가 시장 붕괴를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론상 가상화폐 거래소에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보험 기금을 유지하는데, 이 보험 기금은 고객의 마진이 바닥났을 때 손실을 흡수하도록 설계돼 있다. 레버리지 거래자의 포지션 청산 속도가 매도 체결 속도보다 빠를 때 이 기금이 개입해 포지션을 매입함으로써 부족분을 메워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구조다.
패닉 상황에서 변동성과 파산을 막아주는 유일한 방어선인데 지난 10일 이 방어선이 무너졌다.
포지션 청산이 가속하면서 손실 규모가 기금의 흡수 능력을 초과했고, 이에 따라 최종 방어선인 거래소의 '자동 레버리지 해제'가 발동됐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자문업체 아크틱디지털의 저스틴 다네탄 책임자는 "이번 폭락 때 시장 깊이는 증발했고 청산 시스템은 과부하에 걸렸다"며 거래소의 '자동 레버리지 해제'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이라기보다 찰칵 닫히는 덫 같았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연합뉴스>